올해 증시 불안에도 주가가 급등한 상장사의 임원들이 스톡옵션(주식매수청구권)으로 통해 대박을 터뜨린 것으로 조사됐다.

29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올 들어 스톡옵션 주식을 장내에서 처분해 1억원 이상의 매각차익(스톡옵션 처분가-행사가) 얻은 상장사 임원은 모두 33명이다. 이 중 삼성전자 임원이 19명으로 전체의 57.6%를 차지했고, 이어 엔씨소프트가 6명, NHN이 4명, 안철수연구소가 3명, 에스엠이 1명 등이었다.

특히 10억원 이상의 매각차익을 올린 16명 가운데 13명은 삼성전자 임원들이었다.

삼성전자 재경팀장으로 재직 중인 이선종 부사장은 2001년 부여받은 스톡옵션(행사가 19만7100원)을 올해 행사해 62억8000만원의 차익을 거뒀다. 스톡옵션 차익에 부과되는 40% 가량의 세금을 빼더라도 37억원의 실차익을 얻은 것으로 추정된다.

또 삼성전자 미국 SAS법인장인 한우성 전무가 33억6000만원, IT솔루션사업부장인 남성우 부사장이 29억1000만원, 올해 승진한 김석기 전무와 김혁철 전무가 각각 22억4000만원과 21억8000만원이 매각차익을 남겼다. 윤주화 삼성전자 사장도 스톡옵션과 보유주식 등을 처분해 20억8000만원의 차익을 얻었다. 윤 사장은 현재 삼성전자 1만1200주를 보유하고 있는 120억원대의 주식부자다.

이어 김윤근 전무(20억8000만원), 이기옥 상무(19억원), 정현석 상무(17억8000만원), 이현동 전무(16억5000만원), 최창식 부사장(15억6000만원) 등이 스톡옵션 매각차익을 냈다.

올 주가상승폭이 컸던 엔씨소프트 에스엠 안철수연구소 NHN 등의 임원들도 스톡옵션주식 매각으로 막대한 차익을 올렸다.

이희상 엔씨소프트 부사장이 11억8000만원의 차익을 거뒀고, 노병호 전무와 곽순욱 전무도 7억원대의 차익을 남겼다. 김영민 에스엠 대표는 2008년 주당 2510원에 부여받은 스톡옵션 3만주를 지난 9월 주당 3만7000원대에 매각해 11억2000만원의 차익을 올려, 3년반 만에 1500%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김홍선 안철수연구소 대표도 주당 1만350원에 받은 스톡옵션 5만주 중 2만주를 지난 10월 6만2000원대 처분에 2년반 만에 500%의 대박을 냈고, 신중호 NHN 이사도 6억8000만원의 스톡옵션 처분이익을 얻었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