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이 1년 앞으로 다가왔다.

2011년 국내 증시에서도 차기 대권 주자에 대한 기대가 고스란히 반영되며 정치 테마주를 형성했다. 주가상승률만 높고 보면 증시에 비친 유력 차기 대통령 후보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꼽힌다.

◆ 안철수硏, 연초대비 533% 급등…박근혜 테마株에 '勝'

올 증시에 비친 내년 대선 판도는?…안철수 '당선'
코스닥 상장기업인 보안업체 안철수연구소는 올해 거래 첫날 1만9100원에 거래를 시작한 이후 전날(12만900원)까지 주가 상승률이 533%로 집계됐다.

안철수연구소는 지난 9월초 안 원장이 서울시장 보궐선서에서 무소속으로 나올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는 소식에 단순에 상한가로 치솟은 이후 안 원장의 행보에 따라 주가가 요동쳤다.

급등락을 반복한 주가는 안 원장이 유력 한나라당 대권 주자로 꼽히는 박근혜 비대위장과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소식이 꾸준히 전해지면서 향후 대권 주자로서 기대를 높였다. 아울러 이런 기대는 주가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반면 일찌감치 차기 대통령 후보로 꼽혀온 박근혜 관련 테마주로 분류되는 아가방컴퍼니보령메디앙스, EG 등의 수익률은 안철수연구소에 비해 낮았다. 아가방컴퍼니가 연초대비 430%, 보령메디앙스(356%), EG(209%) 등이 오르면 높은 상승세를 나타냈으나 안철수연구소의 급등세엔 못 미친 것.

아가방컴퍼니와 보령메디앙스는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복지 관련 정책을 강화하겠다는 점을 시사하면서 테마주로 분류됐다. EG는 박 비대위장의 동생인 박지만씨가 회장으로 있는 회사다.

개별 기업의 수익률로 보면 안철수연구소의 승리로 보이지만 아직 안심하긴 이르다. 박근혜 테마주가 코스닥 시장 전체를 통틀어 20여개 가까이 있고, 지금도 테마주가 확산되는 것을 볼 때 2012년 증시에서도 정치 테마주에 대한 관심은 높아질 전망이다.

최근 연속 사흘째 상한가 행진을 벌이고 있는 비트컴퓨터의 경우 이 회사 대표인 조현정씨가 한나라당 비대위원으로 선임됐다는 소식에 박근혜 테마주로 신규 분류되면서 급등세를 타고 있다.

◆ 2012년 정치테마주 열기는 계속될 듯…금감원, 정치테마株 부정거래 집중 조사 방침

금융감독원은 2012년 총선·대선을 이용해 특정 정치인과 관련된 루머가 확산되거나 사이버 상의 애널리스트 등이 인터넷 매체를 이용해 부정 거래를 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하며 정치인 테마 악용을 통한 부정거래를 집중 조사한다고 밝혔다.

올해 금감원이 불공정거래를 조사한 건수는 209건으로 전년(201건) 대비 8건(4%) 증가했다. 이중 위법사실이 발견돼 검찰에 고발・통보 조치한 사건은 152건으로 전체의 72.7%를 차지했다.

부정거래 행위도 총 34건으로 전년도 21건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이는 상장기업의 경영진・대주주가 개입된 부정거래 행위가 증가한 것에 기인한다는 분석이다. 시세조종 행위는 총 47건으로 전년도(45건)와 유사하나 미공개정보이용 행위는 총 43건으로 전년도(49건)보다 감소했다.

금감원은 상장기업에 대해 특정 정치인 등과 관계됐다는 허위사실(루머)을 유포하거나 이를 이용한 시세조종 행위, 사이버애널리스트 등이 사전에 매집한 주식을 고가에 매도하기 위해 인터넷 증권방송 등을 통해 일반투자자들 또는 회원들에게 허위사실을 유포하거나 매수를 추천하는 행위에 대해서 조사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투자자들도 실적과 무관한 테마성 재표만 믿고 투자에 동참하는 것에 대해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투자자들은 미확인 테마 또는 시장루머에 따라 뇌동매매 또는 추종매매를 하지 않고 기업의 공시내용, 영업실적 등 객관적인 자료를 잘 살펴보고 보다 신중하게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최성남 기자 sul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