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 증사 6100억 원 스마트폰에 투자…턴어라운드 실현
내년에도 '3D로 한판 붙자' 전략 계속…점유율 25% 목표

LG전자가 내년에 휴대폰과 가전 명가의 자리를 되찾기 위해 부활의 날개짓을 하고 있다. 롱텀에볼루션(LTE)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휴대폰 턴어라운드(실적 개선)에 힘쓰고, 시네마3D 스마트TV의 세계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릴 방침이다. 신흥시장을 공략할 에어컨, 냉장고 라인업 확대로 가전 부문 수익성 개선에도 나선다. 구본준 부회장이 올 한해 주문해온 '독한 LG'의 효과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빛을 볼 수 있을 지 주목된다.

30일 LG전자에 따르면 주력인 휴대폰에서 회생의 신호탄을 준비한다. 이달 초 1조 원에 달하는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 자금 중 6100억 원을 휴대폰 사업에 집중 투자, 시장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 각오를 다지고 있다.

지난 10월 국내에서 첫 선을 보인 옵티머스LTE 스마트폰이 경쟁사인 삼성전자를 제치고 단일 LTE 모델로는 최다 판매량을 달리고 있는 만큼 여세를 몰아갈 후속 제품을 조기 출시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2007년 밀리언셀러 신화를 기록했던 명품 프라다폰의 계보를 잇는'프라다폰3.0'을 새해 첫 전략 제품으로 선보인다. 프라다 브랜드와의 협업으로 탄생한 이 제품은 디자인과 성능은 물론 가격 경쟁력까지 갖춰 명품의 대중화를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시장성이 없다고 판단해 국내 출시를 미뤘던 태블릿PC 신제품도 준비 중이다. LG유플러스를 통해 내달 초 출시할 예정인 '옵티머스LTE패드(가칭)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양분하고 있는 태블릿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다. 이 제품은 8.9인치 터치 화면에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3.2 허니컴을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TV부문에선 "3D로 한판 붙자"던 공격적 전략을 이어갈 계획이다. LG전자 관계자는 "2012년에도 시네마3D TV와 스마트TV가 중심이 될 것" 이라며 "14% 수준인 3D TV 세계 시장 점유율을 내년 중 25~3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말했다.

올해 필름패턴편광안경(FPR) 3D TV가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고 보고 내년에도 TV신모델 10대 중 7대를 3D TV로 출시한다. 저렴하고 편리하면서도 디자인을 살린 안경을 강조한 마케팅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북미ㆍ유럽 등 선진시장에서는 트렌드를 시험해볼 수 있는 신제품을 선보인다. 중국에서는 프리미엄 마켓을 중심으로 수익성 경쟁에 나선다.

LG전자는 또 내년 7월 영국에서 열리는 런던올림픽 시즌에 맞춰 55인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도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백색가전(냉장고, 에어컨, 세탁기) 부문의 경우 수익성 개선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있다. 전통적으로 회사의 캐시카우(현금창출) 역할을 해왔던 분야지만 최근 몇년 간 매출 성장에 비해 수익성이 지속적으로 떨어져 이를 회복하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권성률 동부증권 연구원은 "LG전자는 내년 분기당 2000억~3000억 원의 영업이익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며 "2분기부터 휴대폰이 흑자로 돌아서고 TV 역시 분기당 2% 전후 이익률을 안정적으로 창출할 전망"이라고 전망했다.

임돌이 솔로몬투자증권 연구원도 "2012년 LG전자는 점진적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며 "LTE폰를 중심으로 한 스마트폰 부문 경쟁력이 살아나고 3D TV 및 LED TV를 앞세운 시장점유율도 꾸준히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구본준 부회장은 내달 초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인 CES2012에 참석해 재도약에 초점을 맞춘 신년 경영 화두를 던질 것으로 전해졌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