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 3.0시대] 보수·진보 따로 뭉치는 팔로어…트위터가 오히려 '소통의 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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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양극화 되는 SNS
이념별로 결집
'野+野' 의원 선호 64%…'與+野'는 15%에 그쳐
내편 아니면 敵
정치적 견해 다른 상대엔 인신공격 '신상털기'까지
사이버 집단공동체
비슷한 성향 사람들 모여 "우리 생각이 대세" 착각
이념별로 결집
'野+野' 의원 선호 64%…'與+野'는 15%에 그쳐
내편 아니면 敵
정치적 견해 다른 상대엔 인신공격 '신상털기'까지
사이버 집단공동체
비슷한 성향 사람들 모여 "우리 생각이 대세" 착각
“트위터 보수파들은 깔끔한 신사들이지만, 사이비 진보파 진상들은 양아치다. 인간성과 행태가 지저분함의 극단을 달리기 때문이다.”(@korxxxx) “XX하고 자빠졌네….”(@korxxxx) “태클 거는 애들 트위터 가보면 거의 다 ‘나꼼수’ 광신도들이다.”(@korxxxx)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대표주자 트위터도 보·혁(保革) 갈등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특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무상급식, 반값등록금 등 민감한 현안을 둘러싸고 정치적 견해가 다른 이용자들은 종종 과격하게 상대방을 물어뜯는다.
인신공격, 욕설은 기본이다. 반대 진영을 잘못 건드렸다간 집요한 ‘신상(개인정보)털기’에 시달린다. 자신과 뜻이 같은 사람에게는 동질감을, 뜻이 다른 사람에게는 적개심을 품는 일부 몰지각한 이용자들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트위터에선 진보 성향의 사람은 진보 트위터러만, 보수 성향의 사람은 보수 트위터러만 팔로(follow·친구맺기)하면서 ‘진보 따로, 보수 따로’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소통의 장(場)이 돼야 할 SNS가 오히려 ‘소통의 벽’이 되고 있는 셈이다.
◆이념별로 뭉치는 경향 강해
소셜분석업체 그루터(www.gruter.com)가 올 1~11월 중 한나라당 김충환, 민주통합당 김진애, 통합진보당 이정희 공동대표의 트위터를 분석한 결과 여야 의원에 따른 트위터러의 양극화가 뚜렷이 나타났다. 그루터는 이들 의원의 글을 2회 이상 리트위트(RT·재전송)한 이용자를 ‘1단계 선호자’, 이 글을 다시 리트위트한 이용자를 ‘2단계 선호자’로 각각 간주했다.
4587건의 글을 올린 김충환 의원은 1단계 선호자가 197명, 2단계 선호자가 2만3416명이었다. 5632건의 글을 올린 김진애 의원은 1단계 선호자가 4507명, 2단계 선호자가 12만5602명이었다. 3745건의 글을 올린 이정희 의원은 1단계 선호자가 1만2160명, 2단계 선호자가 9만4198명이었다.
1~2단계의 중복 선호자를 제외하고 추린 세 의원의 전체 선호자는 13만6761명이었다. 이 가운데 야당인 김진애·이정희 의원을 동시에 선호한 이용자는 8만7505명(64.0%)에 달했다. 반면 여·야 조합인 김충환·김진애 의원을 공통으로 선호한 사람은 1만9361명(14.2%), 김충환·이정희 의원을 동시에 응원한 사람은 2만52명(14.7%)에 그쳤다. 여·야 조합의 공통 선호자는 야·야 조합 공통 선호자의 4분의 1도 안된다는 얘기다.
한규섭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가 지난 6월 기준으로 국회의원들의 트위터를 팔로하는 32만명을 분석한 결과도 비슷하다. 이들 중 여·야 의원을 동시에 팔로하는 사람은 22%에 그쳤고, 나머지 78%는 여당 또는 야당 의원만 팔로했다. 한 교수는 “트위터는 누구를 팔로할지를 전적으로 자신이 결정하기 때문에 이념 성향별로 뭉치는 경향이 강하다”고 진단했다.
◆트위터러 ‘집단 공동체’ 추구
“트위터하면서 나랑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런 게 연대감이로구나….”(@petrakxxxxx) 트위터 이용자 대부분은 자신의 글을 리트위트해 준 이용자를 ‘내 편’으로 인식한다. 유대감은 결속력과 직결된다. 학계에서 일찌감치 SNS를 정보협력 공간으로 규정한 이유다.
한국주관성연구학회가 지난 6월 내놓은 연구보고서 ‘SNS 이용자들의 심리적 유형: 새로운 커뮤니케이션의 가능성을 향해’에 따르면 일종의 ‘디지털 유목민’인 트위터 이용자들은 사이버 공간에서 집단 공동체를 추구한다.
하지만 비슷한 성향의 사람들끼리만 팔로하다 보니 소통의 공간이어야 할 트위터가 오히려 벽이 되기도 한다. 아이디 ‘wonixxxx’은 “트위터의 위험성. 나와 비슷한 성향의 사람을 팔로하니까 내 트위터에는 온통 내 생각과 비슷한 의견 투성이다. 마치 모든 사람들이 그런 생각만 갖고 사는 줄 착각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넛지》의 공동 저자인 하버드대 교수 캐스 선스타인은 저서 《우리는 왜 극단에 끌리는가》에서 비슷한 성향의 사람들끼리만 의견을 교환하면 평소 안하던 극단적인 행동을 할 수 있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소수지만 자정 노력도 있긴 하다. “진보와 보수가 서로 헐뜯는 트위터. 이런 거 보려고 트위터한 게 아닌데….”(@okxxxx)처럼 우려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아이디 ‘hyungxxxxx’은 아예 “트위터에서 생각이 다른 사람들과 열띤 논쟁의 장을 만들자. 객관적·논리적 결론을 도출하려면 적과의 동침도 해야 한다. 보수와 진보들 간 서로 ‘팔로=팔로잉=맞팔’을 통해…”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김선주 기자 saki@hankyung.com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대표주자 트위터도 보·혁(保革) 갈등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특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무상급식, 반값등록금 등 민감한 현안을 둘러싸고 정치적 견해가 다른 이용자들은 종종 과격하게 상대방을 물어뜯는다.
인신공격, 욕설은 기본이다. 반대 진영을 잘못 건드렸다간 집요한 ‘신상(개인정보)털기’에 시달린다. 자신과 뜻이 같은 사람에게는 동질감을, 뜻이 다른 사람에게는 적개심을 품는 일부 몰지각한 이용자들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트위터에선 진보 성향의 사람은 진보 트위터러만, 보수 성향의 사람은 보수 트위터러만 팔로(follow·친구맺기)하면서 ‘진보 따로, 보수 따로’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소통의 장(場)이 돼야 할 SNS가 오히려 ‘소통의 벽’이 되고 있는 셈이다.
◆이념별로 뭉치는 경향 강해
소셜분석업체 그루터(www.gruter.com)가 올 1~11월 중 한나라당 김충환, 민주통합당 김진애, 통합진보당 이정희 공동대표의 트위터를 분석한 결과 여야 의원에 따른 트위터러의 양극화가 뚜렷이 나타났다. 그루터는 이들 의원의 글을 2회 이상 리트위트(RT·재전송)한 이용자를 ‘1단계 선호자’, 이 글을 다시 리트위트한 이용자를 ‘2단계 선호자’로 각각 간주했다.
4587건의 글을 올린 김충환 의원은 1단계 선호자가 197명, 2단계 선호자가 2만3416명이었다. 5632건의 글을 올린 김진애 의원은 1단계 선호자가 4507명, 2단계 선호자가 12만5602명이었다. 3745건의 글을 올린 이정희 의원은 1단계 선호자가 1만2160명, 2단계 선호자가 9만4198명이었다.
1~2단계의 중복 선호자를 제외하고 추린 세 의원의 전체 선호자는 13만6761명이었다. 이 가운데 야당인 김진애·이정희 의원을 동시에 선호한 이용자는 8만7505명(64.0%)에 달했다. 반면 여·야 조합인 김충환·김진애 의원을 공통으로 선호한 사람은 1만9361명(14.2%), 김충환·이정희 의원을 동시에 응원한 사람은 2만52명(14.7%)에 그쳤다. 여·야 조합의 공통 선호자는 야·야 조합 공통 선호자의 4분의 1도 안된다는 얘기다.
한규섭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가 지난 6월 기준으로 국회의원들의 트위터를 팔로하는 32만명을 분석한 결과도 비슷하다. 이들 중 여·야 의원을 동시에 팔로하는 사람은 22%에 그쳤고, 나머지 78%는 여당 또는 야당 의원만 팔로했다. 한 교수는 “트위터는 누구를 팔로할지를 전적으로 자신이 결정하기 때문에 이념 성향별로 뭉치는 경향이 강하다”고 진단했다.
◆트위터러 ‘집단 공동체’ 추구
“트위터하면서 나랑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런 게 연대감이로구나….”(@petrakxxxxx) 트위터 이용자 대부분은 자신의 글을 리트위트해 준 이용자를 ‘내 편’으로 인식한다. 유대감은 결속력과 직결된다. 학계에서 일찌감치 SNS를 정보협력 공간으로 규정한 이유다.
한국주관성연구학회가 지난 6월 내놓은 연구보고서 ‘SNS 이용자들의 심리적 유형: 새로운 커뮤니케이션의 가능성을 향해’에 따르면 일종의 ‘디지털 유목민’인 트위터 이용자들은 사이버 공간에서 집단 공동체를 추구한다.
하지만 비슷한 성향의 사람들끼리만 팔로하다 보니 소통의 공간이어야 할 트위터가 오히려 벽이 되기도 한다. 아이디 ‘wonixxxx’은 “트위터의 위험성. 나와 비슷한 성향의 사람을 팔로하니까 내 트위터에는 온통 내 생각과 비슷한 의견 투성이다. 마치 모든 사람들이 그런 생각만 갖고 사는 줄 착각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넛지》의 공동 저자인 하버드대 교수 캐스 선스타인은 저서 《우리는 왜 극단에 끌리는가》에서 비슷한 성향의 사람들끼리만 의견을 교환하면 평소 안하던 극단적인 행동을 할 수 있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소수지만 자정 노력도 있긴 하다. “진보와 보수가 서로 헐뜯는 트위터. 이런 거 보려고 트위터한 게 아닌데….”(@okxxxx)처럼 우려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아이디 ‘hyungxxxxx’은 아예 “트위터에서 생각이 다른 사람들과 열띤 논쟁의 장을 만들자. 객관적·논리적 결론을 도출하려면 적과의 동침도 해야 한다. 보수와 진보들 간 서로 ‘팔로=팔로잉=맞팔’을 통해…”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김선주 기자 sa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