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은행권에 ‘담보’가 새로운 걱정거리로 등장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대규모 장기대출을 결정하는 등 유동성 공급을 확대하고 나섰지만 은행권이 확보하고 있는 우량 담보가 줄고 있어 시장 불안이 계속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 “유럽 은행들이 담보로 활용하는 유럽국채와 투자등급 비정부 채권이 부족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시장의 신뢰를 잃은 유럽은행들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은 담보물로 질 높은 자산을 설정하는 것인데 이런 담보물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는 설명이다. 익명의 한 이탈리아 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이 담보로 내세울 수 있는 자산은 매우 제한적”이라고 토로했다.

실제 올해 후반부터 유럽 은행들이 자금조달에서 담보물에 의존하는 비중은 급격히 높아지는 추세다. 시장조사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올 하반기 유럽은행들은 총 800억달러 규모 무담보 채권을 발행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2400억달러)에 비해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다. 반면 올해 커버드본드(자산담보부채권) 발행 규모는 3340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 2009년에 비해선 24% 증가했다.

그레이엄 닐슨 케언캐피털 애널리스트는 “시간이 지날수록 담보문제는 금융시장에 명백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