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남은 시장 뚫고 둘째는 R&D "든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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代를 잇는 家業-2세가 뛴다 (134) 효신테크
3전 4기로 창업한 아버지
"가난 대물림 절대 안 하겠다"…30년 노하우 쏟아 부품 개발
장남 "가업신화 써보자"
동생과 함께 가스오븐 만들어…"수출 늘려 장수기업 만들 것 "
3전 4기로 창업한 아버지
"가난 대물림 절대 안 하겠다"…30년 노하우 쏟아 부품 개발
장남 "가업신화 써보자"
동생과 함께 가스오븐 만들어…"수출 늘려 장수기업 만들 것 "
‘50년 만의 사상 최악 홍수.’ ‘태국 전 국토 3분의 1 물에 잠겨.’
이런 제목의 기사가 세계 각국 메이저신문의 1면 헤드라인을 장식하던 지난 10월, 가스보일러 연소부품 전문기업 효신테크의 유성한 부장(35)은 한 치의 망설임 없이 태국 방콕행 비행기에 올랐다. 아버지 유상운 대표(62)를 비롯한 가족들은 “다음에 가라”고 만류했으나 신성장동력인 가스식 콤비스팀오븐 ‘코스티모(Costimo)’ 수출 건으로 현지 바이어와 어렵게 잡은 약속을 어길 수 없었기 때문이다.
바이어가 제품 품질과 유 부장의 열정을 높이 평가한 덕분에 코스티모는 새해 초 태국 수출 길에 오른다.
유 대표는 “10월만 떠올리면 지금도 간담이 서늘해진다”며 “든든한 두 아들과 함께 전 세계 상업용 조리기구 시장을 평정하겠다”고 말했다.
◆父 “가난 대물림 끊자”… 창업 3전4기
유 대표가 차남인 유성호 책임연구원(33)과 함께 효신테크를 설립한 건 2003년 8월. 세 번의 창업 실패로 30년간 연소부품 회사에 다니며 모은 돈을 모두 날린 뒤였다. ‘이번이 마지막’이라며 지인들에게서 자본금 5000만원을 빌려 네 번째 창업에 도전한 이유는 단 하나였다. “저는 어렵게 살았지만 자식들한테까지 가난을 물려주고 싶지 않았습니다.”
시작은 초라했다. 사무실을 마련할 돈이 없어 다른 회사의 공장 안에 책상 하나 둘 수 있는 공간을 임대한 게 전부였다. 낮에는 가스보일러 연소부품을 설계하고 공장 직원들이 퇴근한 밤에는 라인에서 부품을 실제 제작하는 식으로 연구·개발(R&D)에 매달렸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하지 않습니까. 30여년간 쌓은 노하우가 있어 2년 만에 완벽한 부품을 개발했습니다.”
이렇게 탄생한 연소부품은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가스보일러 업체 대성쎌틱이 가장 먼저 진가를 알아봤다. 이후 “품질이 좋다”는 입소문을 타면서 귀뚜라미와 경동보일러까지 고객으로 확보하며 기반을 다졌다. 유 대표는 “지속적인 R&D 투자와 성실함이 안착한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장남, 신사업 개척, 차남은 R&D 매진
조리사였던 장남 유성한 부장은 “함께 가업 신화를 써 보자”는 아버지와 동생의 권유로 2004년 4월 회사에 합류했다. 조리기구(오븐) 시장으로 영토를 확장한 것도 그의 아이디어다. 아버지와 동생은 오븐 개발에 필요한 R&D에 힘을 보탰다.
유 부장은 “오븐 시장은 확대되고 있지만 외국산이 전부였다”며 “효신테크의 강점인 연소 기술력을 활용하면 승산이 있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효신테크가 국산화한 가스 오븐 ‘코스티모’ 판매가는 900만원으로 1300만원 수준의 외산 대비 약 44% 저렴하다. 전기 오븐 대비 조리시간을 30% 단축할 수 있고 찜 구이 조림 튀김 삶기 등 1000여종의 요리를 리모컨 버튼 한 번으로 만들 수 있다. 국내 최대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 B사와도 공급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유 부장은 귀띔했다.
그는 “아버지, 동생과 함께 국내에 안착한 후 해외로 뻗어나갈 것”이라며 “효신테크를 100년 장수기업으로 키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
이런 제목의 기사가 세계 각국 메이저신문의 1면 헤드라인을 장식하던 지난 10월, 가스보일러 연소부품 전문기업 효신테크의 유성한 부장(35)은 한 치의 망설임 없이 태국 방콕행 비행기에 올랐다. 아버지 유상운 대표(62)를 비롯한 가족들은 “다음에 가라”고 만류했으나 신성장동력인 가스식 콤비스팀오븐 ‘코스티모(Costimo)’ 수출 건으로 현지 바이어와 어렵게 잡은 약속을 어길 수 없었기 때문이다.
바이어가 제품 품질과 유 부장의 열정을 높이 평가한 덕분에 코스티모는 새해 초 태국 수출 길에 오른다.
유 대표는 “10월만 떠올리면 지금도 간담이 서늘해진다”며 “든든한 두 아들과 함께 전 세계 상업용 조리기구 시장을 평정하겠다”고 말했다.
◆父 “가난 대물림 끊자”… 창업 3전4기
유 대표가 차남인 유성호 책임연구원(33)과 함께 효신테크를 설립한 건 2003년 8월. 세 번의 창업 실패로 30년간 연소부품 회사에 다니며 모은 돈을 모두 날린 뒤였다. ‘이번이 마지막’이라며 지인들에게서 자본금 5000만원을 빌려 네 번째 창업에 도전한 이유는 단 하나였다. “저는 어렵게 살았지만 자식들한테까지 가난을 물려주고 싶지 않았습니다.”
시작은 초라했다. 사무실을 마련할 돈이 없어 다른 회사의 공장 안에 책상 하나 둘 수 있는 공간을 임대한 게 전부였다. 낮에는 가스보일러 연소부품을 설계하고 공장 직원들이 퇴근한 밤에는 라인에서 부품을 실제 제작하는 식으로 연구·개발(R&D)에 매달렸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하지 않습니까. 30여년간 쌓은 노하우가 있어 2년 만에 완벽한 부품을 개발했습니다.”
이렇게 탄생한 연소부품은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가스보일러 업체 대성쎌틱이 가장 먼저 진가를 알아봤다. 이후 “품질이 좋다”는 입소문을 타면서 귀뚜라미와 경동보일러까지 고객으로 확보하며 기반을 다졌다. 유 대표는 “지속적인 R&D 투자와 성실함이 안착한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장남, 신사업 개척, 차남은 R&D 매진
조리사였던 장남 유성한 부장은 “함께 가업 신화를 써 보자”는 아버지와 동생의 권유로 2004년 4월 회사에 합류했다. 조리기구(오븐) 시장으로 영토를 확장한 것도 그의 아이디어다. 아버지와 동생은 오븐 개발에 필요한 R&D에 힘을 보탰다.
유 부장은 “오븐 시장은 확대되고 있지만 외국산이 전부였다”며 “효신테크의 강점인 연소 기술력을 활용하면 승산이 있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효신테크가 국산화한 가스 오븐 ‘코스티모’ 판매가는 900만원으로 1300만원 수준의 외산 대비 약 44% 저렴하다. 전기 오븐 대비 조리시간을 30% 단축할 수 있고 찜 구이 조림 튀김 삶기 등 1000여종의 요리를 리모컨 버튼 한 번으로 만들 수 있다. 국내 최대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 B사와도 공급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유 부장은 귀띔했다.
그는 “아버지, 동생과 함께 국내에 안착한 후 해외로 뻗어나갈 것”이라며 “효신테크를 100년 장수기업으로 키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