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관리비를 증액해 통상 20~30년에 그치는 아파트 수명을 유럽처럼 50~100년으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에 따라 낡았더라도 분담금이 많아 정비사업이 어려운 고층 아파트의 재건축 사례가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그러나 아파트 수리 비용이 늘어 관리비 부담은 커진다.

서울시는 유명무실하게 운영 중인 장기수선 계획과 장기수선 충당금을 적극 적용해 아파트 수명을 늘리는 ‘아파트 시설물 생애주기 관리시스템’을 내년부터 단계별로 시행한다고 29일 발표했다.

장기수선 충당금은 아파트 수리비 부담을 분산하기 위해 매달 관리비에 포함시켜 징수해 적립하는 돈이다.

서울시는 충당금을 아파트 수명 연장을 위한 수리·보수에 쓴다는 방침이어서 충당금 부담이 많게는 10배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서울시는 내년부터 입주자 대표 및 관리소장 교육을 통해 시스템 도입 기반을 갖추고, 2013년에는 장기수선 계획 수립 기준과 매뉴얼을 마련해 보급할 계획이다. 2014년에는 아파트 단지별로 걷는 장기수선 충당금을 기금화해 통합 관리하는 방안을 세울 방침이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