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공동조사단이 미군기지 안 고엽제 매립 의혹에 대해 7개월여에 걸친 조사 끝에 고엽제가 묻혀 있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

조사단은 29일 오후 경북 칠곡군청에서 최종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단은 ‘캠프 캐럴’ 기지 내 86개 지점의 토양 시료를 채취해 성분을 분석한 결과 모든 지점에서 고엽제 성분인 2·4-D나 2·4·5-T가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공식기록에 따르면 1968년 380드럼의 고엽제가 한국으로 수송돼 한국 육군에 의해 DMZ(비무장지대)에서만 사용됐다”며 고엽제가 사용조차 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조사는 땅 속에 고엽제를 담은 드럼통이 묻혀 있는지 확인하는 지구물리탐사, 기지 안팎 지하수의 수질검사, 땅에 가는 관을 박아서 채취한 샘플의 성분을 확인하는 토양시추조사 등으로 진행됐다.

이에 대해 인근 주민과 환경단체들은 미군이 사실상 주도한 조사 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재혁 대구경북녹색연합 운영위원장은 “캠프 캐럴 내의 모든 정보를 갖고 있는 미군이 지점을 정해 샘플을 채취했는데 조사결과를 누가 믿겠느냐”며 ”미군이 진정성을 갖고 있다면 반드시 땅을 파서 사람들에게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