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동 이 정도?…한밤 산행 나섰다가 방송국 '발칵'
탈세 논란으로 연예계를 떠났던 방송인 강호동이 최근 야간산행을 다니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복귀를 염두에 둔 심신수양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검찰이 탈세 혐의에 대해 '공소권 없음'으로 각하 결정을 내린데다 연말 시상식 시즌과 맞물려 그의 빈자리를 아쉬워하는 시청자들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타이밍의 문제일 뿐 복귀는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진다.

29일 SBS 예능프로그램 '한밤의 TV연예'는 잠정 은퇴 후 외부 활동을 일체 하지 않고 있는 강호동의 근황을 전하면서 그가 산행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보여줬다.

강호동의 근황을 취재한 결과 야간산행을 다니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이 영상은 직접 찍은 것이 아니라 강호동이 은퇴 직전까지 출연했던 KBS 예능 '1박2일' 의 과거 장면을 사용한 것이라는 게 뒤늦게 알려졌다.

한밤의 TV연예 측은 "자막이 누락되는 바람에 오해를 샀다"며 사과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방송에서 강호동을 이용했다"는 비난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한 네티즌은 "강호동의 복귀를 간절히 바라는 팬들의 진심을 우롱한 것" 이라며 "한밤의 낚시 연예에 당한 기분"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가만히 있는 강호동을 왜 자꾸 괴롭히는지 모르겠다" 며 "이런 식의 꼼수는 그를 두 번 죽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연예계 안팎에선 강호동과 관련된 뉴스에 인터넷이 이처럼 달아올랐다는 것 자체가 그에 대한 관심도를 나타내는 것이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방송사 제작진의 실수 여부를 떠나서 강호동의 복귀를 바라는 시청자들이 얼마나 많은지 다시 한번 보여줬다는 설명이다.

최근 이어지고 있는 연말 연예 관련 시상식에서도 강호동의 이름이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가 후보에 없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눈길은 강호동을 대신(?)해 대상을 받는 인물이 누구인지에 쏠려있다.

지난 25일 열렸던 KBS 연예대상에선 후보에도 올라와 있지 않았던 1박2일팀이 대상을 수상했다. 연예대상이 제정된 이래 한 프로그램의 출연진이 모두 대상을 타는 경우는 처음이었던터라 방송가에서도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졌다.

연예계 한 관계자는 "1박2일은 강호동 그 자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프로그램이었다" 면서 "그가 없다곤 하지만 이 팀에 대상을 준 것은 실질적으로는 강호동에게 준 것이나 다름 없다"고 말했다. 또 "국민MC로 불리던 강호동의 파워가 여전하다" 며 "여론도 그에게 우호적인 만큼 내년에는 복귀를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갈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물론 일각에선 강호동의 복귀가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잠정 은퇴를 선언한 지 3개월여 밖에 되지 않아 복귀 얘기가 거론되는 것 자체가 그의 이미지를 깎아먹을 수 있다는 것. 본인의 의사 여부를 떠나 외부에서 자꾸 복귀를 논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지적도 상당수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