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대전망] 조선, 발주량 · 수익성 줄어들 것
유럽 등 세계 경제 침체가 이어지면서 조선업체들은 쉽지 않은 한 해를 보낼 전망이다. 선박 발주가 크게 줄어드는 데다 2008년 말 금융위기 이후 저가에 수주한 물량이 인도되면서 수익성 역시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무역협회와 한국조선협회 등에 따르면 올해 국내 조선사업 수출은 전년 대비 3.4% 감소한 540억달러에 그칠 전망이다. 작년 상반기 시황을 주도했던 고부가가치 선박도 올해에는 선복량 과잉으로 조정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상반기 LNG선, 드릴십, FPSO 등 고가의 특수선 수주를 싹슬이하면서 상승세를 타던 국내 조선업체들은 하반기들어 부진한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선박공급 과잉과 선진국 경기회복 지연 등에 따라 불확실성이 증대된 탓이다. 게다가 금융위기 당시 낮은 가격에 선박을 수주했던 영향이 본격화하면서 작년 3분기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3사는 영업이익이 전년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최근 유럽선사들 일부가 우리 조선사에 발주한 선박을 취소하는 일도 생기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조선업체들의 올해 선박 수주 규모는 작년과 비교해 20~30%가량 감소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다만 고유가가 계속되면서 해양에서 석유나 가스를 시추하는데 쓰이는 드릴십, FPSO 등 해양설비 시장은 꾸준히 성장할 전망이다.

조상현 무역협회 동향분석실 연구위원은 “조선업은 세계경제 및 해운시황의 불확실성으로 다소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해양구조물과 선박용 부품은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된다”며 “고부가가치 선박에 경쟁우위를 갖고 있기 때문에 올해 위기를 잘 극복한다면 타국 업체의 퇴출 등으로 호황기를 맞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