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대전망] 부동산, 小强大弱…상반기까진 소형·소액 중심 투자
새해 부동산시장에서는 소형주택 강세가 이어지면서 매매·전세가가 지역별로 온도 차를 보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이른바 ‘소강대약(小强大弱)’의 흐름 속에 수도권은 약보합세, 지방은 개발 재료에 따라 지역별로 차이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다.

전세난은 지난해에 비해 다소 완화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와 최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등 대내외 변수가 겹쳐 투자심리는 더디게 회복될 것이란 예상이 우세하다.

◆소형 아파트·오피스텔시장 주목

새해도 부동산시장에선 ‘소형·소액’의 원칙에 따라 신중하게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실물 경기가 더 나빠질 우려가 있어 환금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나중에 쉽게 팔릴 상품인지 따져보는 게 좋다”고 말했다. 투자 부담이 적고 돈을 쉽게 굴릴 수 있는 소액 임대형 주거 상품을 주목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1~2인 가구가 늘어나고 있지만 아파트 선호 현상이 여전히 강하기 때문에 소형 아파트 투자도 고려해볼 만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규정 부동산114 리서치본부장은 “서울 강남이나 아파트 공급이 부족한 지방, 새로 개통한 역세권 등을 중심으로 시세보다 싸게 나온 소형 아파트를 찾아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수도권 집값은 약보합세

수도권 집값 약세는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는 전문가들이 많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팀장은 “취득세가 오르고 실물경기 침체에 따른 구매력 저하, 글로벌 금융위기 확산 등으로 최소한 상반기까지는 시장이 약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동산 정보업체 닥터아파트의 이영호 리서치연구소장은 “정부가 ‘12·7 부동산 대책’까지 내놨으나 매수세가 얼어붙어 시장이 움직이지 않고 있다”며 “국내외 여건이 좋지 않아 당분간 투자심리가 호전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셋값 상승세는 지난해보다는 약해질 전망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주택산업연구원 등은 새해 전셋값 상승률을 5~6%대로 예상했다. 지난해 전국 전셋값이 12%가량 급등한 것에 비하면 상승률이 크게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아파트 입주 물량이 크게 줄어드는 것으로 집계돼 전세시장에서 불안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아파트 입주 물량은 총 16만667가구로 지난해(21만8682가구)보다 5만가구 이상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 주택시장은 혁신도시 등 개발 재료가 있는 지역 중심으로 강세를 넓혀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공급과잉이 두드러지고 있는 일부 지역에선 상승세가 한풀 꺾일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대도시 지역은 이전처럼 오르지는 않을 것”이라며 “혁신도시나 과학벨트 등 국책사업이 예정돼 있는 곳은 여전히 상승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투자심리 회복이 관건

올해 예정된 총선(4월)과 대선(12월)은 부동산 경기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표심을 잡기 위한 정치권의 단기 부양책과 유동성 증가 정책 등이 나올 수 있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조사팀장은 “지방선거와 달리 총선과 대선은 파급력이 다르다”며 “시장에 어느 정도 활력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위축된 부동산 투자심리는 시장 회복의 걸림돌이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은 “글로벌 경기 불안으로 경기가 전반적으로 침체돼 실수요자들의 주택 구매 심리도 위축되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