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대전망] 유럽, PIIGS 국채 만기 1분기 '고비'
지난해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은 3, 4위 경제국인 이탈리아와 스페인까지 재정위기를 겪으며 힘든 시간을 보냈다. 전문가들은 유럽 재정위기가 진정될 수 있을지는 올해 상반기에 달려 있다고 전망했다.

이탈리아는 국채 1400억유로의 만기가 오는 2~4월에 돌아온다.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국채의 44%가 석 달 사이에 몰려있는 것이다. 1분기 PIIGS(포르투갈 이탈리아 아일랜드 그리스 스페인)의 국채 만기도래액은 2075억유로다. 전문가들은 이들 국가가 국채 만기 연장에 실패하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비슷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리스가 올해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할 가능성도 있다. 메릴린치가 지난해 10월 펀드매니저 28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들 중 75%가 2012년 1분기에 그리스가 디폴트를 선언할 것으로 내다봤다.

유럽 금융회사들도 어려움을 겪을 확률이 높다. 유럽 대형은행들은 지난해 10월 유럽 정상의 합의에 따라 오는 6월까지 국제결제은행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9%로 높여야 한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은 유럽 은행들이 2013년까지 자본 확충을 위해 2200억유로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유럽 은행들은 자본을 확보하기 위해 가장 먼저 동유럽에 투자한 자금을 회수할 가능성이 높은데, 이 경우 동유럽 경제가 큰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선거로 인한 정치적 혼란도 예상된다. 1월 핀란드 대선을 시작으로 2월에는 과도정부 상태인 그리스가 총선을 치른다. 프랑스도 4월 대선, 6월 총선을 각각 치른다. 유엔은 유럽연합(EU)이 악재를 해결하지 못하면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 1.6%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