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자신의 전화를 장난전화로 오인해 부적절하게 대응했다며 전보조치된 소방관들을 다시 규정을 어겨가며 원직에 복직시켜 논란을 빚고 있다.

김 지사는 30일 남양주소방서를 찾아가 ‘장난전화’ 논란으로 전보조치됐다가 복귀한 119상황실 근무자 오모 소방위(51)와 윤모 소방교(35)를 만나 지난 일에 대한 오해를 풀고 격려했다. 김 지사는 전날인 29일 “이번 인사조치가 과잉, 부당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포천과 가평소방서로 인사발령을 낸 이들을 원대복귀시키도록 경기도 소방재난본부에 지시했다. 그러나 이는 ‘인사조치후 6개월 내엔 다시 바꿀 수 없다’는 경기재난본부 인사규정을 무시하고 도지사 직권으로 내린 지시이다.

이번 논란은 김 지사가 지난 지난 19일 경기도 남양주에 있는 한 노인요양원을 방문했다가 암 환자 이송체계를 문의하기 위해 119에 전화를 걸면서 발생했다. 김 지사는 119에 “나는 도지사 김문수입니다”라며 7찰례에 걸쳐 자신을 소개했으나 소방관들은 장난 전화로 판단해 신분을 밝히지 않는 등 제대로 응대하지 않았다. 사건이 불거지자 경기도 소방재난본부는 23일 당시 근무자들을 전보조치하고 당시 녹음된 음원파일을 이용해 소방관을 상대로 교육을 실시, ‘과잉충성’ 논란을 빚었다. 이 과정에서 “도지사의 목소리를 기억하라”고 교육했다는 루머가 나돌기도 했다.

파문이 확산되자 김 지사는 지난 29일 경기 소방재난본부를 방문해 “이들에 대해 인사조치한 것을 몰랐고, 징계는 적절치 않다고 본다”며 원직복직을 지시했다. 30일 해당 소방관들을 만난 김 지사는 “마음 고생 많았겠다. 이번 기회를 전화위복 삼아 서로 더 잘 할 수 있도록 하자”며 “국민의 목숨이 달린 업무이기에 더욱이 근무기강이 중요시 되고 철저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양주=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