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IPO 최대어 페이스북 잡아라"…골드만삭스 vs 모건스탠리 '세기의 대결'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 최대어로 평가되는 페이스북의 상장 주관사 자리를 놓고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가 자존심을 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증권사에 짭짤한 수익을 안겨줬던 대형 IPO가 경기부진 여파로 줄고 있는 상황이어서 두 회사는 페이스북을 잡기 위해 전력투구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0s일 “2012년 상반기 나스닥 상장을 추진 중인 페이스북의 주관사 자리를 놓고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가 기나긴 라이벌전의 마지막 단계에 들어섰다”고 보도했다. 다른 주요 투자은행들도 수주전에 나서고는 있지만 미국 IPO 실적에서 1,2위를 다투고 있는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의 2파전으로 압축됐다는 게 시장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페이스북 상장 업무를 맡을 경우 수억달러대의 수수료 수익을 거둘 수 있을 뿐 아니라 업계 최고 주관사라는 무형의 타이틀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IPO시장 규모가 최근 줄고 있어 투자은행들의 몸은 더욱 달아올랐다. 지난해 미국 내 IPO 규모는 전년보다 6% 줄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의 60% 수준까지 쪼그라들었다.

페이스북의 기업가치는 800억달러에서 최대 1000억달러 수준으로 전망된다. 페이스북은 IPO를 통해 100억달러 정도 자금을 조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적으로 IPO 조달금액의 2.2%가량을 주관사들이 수수료로 받는 것을 고려하면 수수료 수입만 2억2000만달러에 달한다.

페이스북을 잡기 위한 금융계 두 거인의 움직임은 절박하다. 페이스북 고위 임원들은 상장 준비를 위해 지난해 추수감사절(11월24일) 이후 지속적으로 두 회사 관계자들과 회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드 블렝크페인 골드만삭스 회장이 직접 페이스북 임원과 접촉한 것으로 전해지는 등 전방위 로비도 진행 중이다.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관련 직원들은 연말 크리스마스 연휴까지 반납하고 페이스북 측의 낙점 전화를 기다렸다고 WSJ는 덧붙였다.

현재 두 회사의 자존심 대결에는 강점과 약점이 혼재돼 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1월 페이스북에 15억달러 투자자금을 끌어오는 등 일찍부터 페이스북에 공을 들여왔다. 모건스탠리는 정보기술(IT)기업 IPO 1위 주관사란 점을 내세우며 페이스북의 눈에 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

"올 IPO 최대어 페이스북 잡아라"…골드만삭스 vs 모건스탠리 '세기의 대결'
반면 골드만삭스는 지난해 초 15억달러 규모 페이스북에 대한 사모투자 자격을 해외투자자로 제한했던 점이 약점으로 꼽힌다. 당시 미국 증권법 규정을 어겼다는 혐의가 불거져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 등 주요주주를 조사하기도 했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상장을 주관했던 징가의 주가가 공모가 아래로 떨어진 것이 걸림돌이다.

페이스북이 올해 100억달러 규모 IPO에 성공할 경우 미 IT업계 역대 최대 규모로 기록된다. 1999년 인피니온테크놀로지가 52억3000만달러에 IPO를 단행했고, 2000년엔 아기어 시스템스가 41억4000만달러를 IPO를 통해 조성했다. 2004년 구글은 16억7000만달러를 조달했다.

조지프 슈스터 시카고IPOX 사장은 “최근 몇 년간 페이스북의 기업 가치는 매우 가파르게 올랐다”며 “페이스북 측도 SNS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지금이 절호의 기회라는 것을 알고 있는 만큼 이른 시간 안에 IPO 관련 업무를 마무리짓길 원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페이스북 상장 시기는 이르면 오는 4월께로 예상된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