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첫 선을 보인 후 ‘재미있고 신나는 전통공연’으로 사랑받았던 ‘부지화’가 오는 7~8일 남산 국악당 무대에 선다. 부지화(不知畵·사진)는 조선 후기 화가인 조희룡이 시와 그림에 능통했던 천재화가 고람 전기의 수묵화 ‘계산포무도(溪山苞茂圖)’를 칭송하며, 당대의 많은 문인들이 시만 알고 그림을 알지 못하는 것을 꼬집으며 ‘백일소소부지화(白日昭昭不知畵·밝고 밝은 대낮에 그림을 알지 못한다)’라고 한 데서 따온 이름이다.
임이조 서울시무용단장은 “전통 문화의 맛을 알지 못하고 서양예술만 파고드는 현대인들을 위한 공연”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공연에는 경기민요 중요무형문화재 보유자인 이춘희 씨를 비롯해 중요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 전수조교인 임이조 서울시무용단장, 퓨전그룹 ‘타고’의 김차이, 국공립예술단체 상임단원 등 원로에서 신세대까지 총동원돼 다양한 공연을 선보인다.
이춘희 씨는 경기민요 ‘이별가’를 부르고, 임이조 단장은 자신이 안무한 ‘기원무’를 선보인다. 무용가로 활동 중인 임 단장의 아들 현종씨는 도깨비의 춤인 ‘도깨비 난장’, 딸 현지씨는 아버지와 함께 ‘기원무’에 출연한다. 김세미 전북도립국악원 수석단원, 최미선 전 옌볜예술대 교수도 합류한다.
민요와 판소리, 전통무용, 창작무용, 국악실내악 연주, 퓨전타악연주 등의 전통공연과 함께 소지(燒紙)행사도 진행한다. 소지는 공연 전 한 해를 기원하는 마음을 담아 종이에 기록하고 공연 중 이를 축원하며 마지막엔 불에 태워 기원하는 것.
제작을 맡은 유민공연기획의 강현준 대표는 “‘부지화’는 명창·명무뿐 아니라 촉망받는 신진 예술가와 퓨전 국악연주단 등이 참여해 송구영신의 의미를 되새기는 공연”이라며 “한 해의 평안과 축복을 기원하는 프로그램을 온가족이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연 수익금은 2월2일 필리핀에서 같은 프로그램으로 열릴 자선행사 비용으로 쓰일 예정이다. 공연 시간은 7일 오후 3시와 7시, 8일 오후 3시. 관람료는 5만~1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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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