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최근 경기 광교신도시에서 공급한 공공임대아파트 85㎡ 이하 커트라인(당첨 하한선)은 청약저축납입액 1200만원이었다. 하남미사 보금자리지구 예비청약 최고 커트라인(700만원대)을 훌쩍 넘는 액수다. 전용 101~135㎡ 미계약 물량 무순위 청약에서는 평균 8 대 1, 최고 23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지순 LH 광교사업본부 차장은 “인근에 연화장(화장장)이 있는 데다 중대형이 많아 미분양을 걱정했지만 임대기간 중 임대료 상승분이 상대적으로 적고 분양 전환 때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어 실수요자들이 몰렸다”고 설명했다.

○공공임대 인기몰이

30일 LH에 따르면 2011년 공급한 1만여가구의 공공임대아파트는 전량 계약됐다.

서울 강남지구, 경기 광교신도시 등 인기 지역 물량은 커트라인이 청약저축납입액 1200만~1300만원 선에 형성됐다. 민간 아파트 미분양이 쌓인 경기 파주 운정신도시, 수원 호매실지구 등에서도 3개월 안에 모든 계약이 완료됐다.

공공임대 인기몰이는 ‘전셋값 상승, 매매값 하락’으로 특징 지어지는 주택시장과 무관치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공공임대 임대료는 민간 아파트와 달리 급격하게 오르지 않는다. LH는 2년 단위로 임대료를 조정하는데 최근 10년간 상승률은 연평균 2.4% 정도다.

LH 관계자는 “주거 여건 안정 차원에서 주변 시세 변동을 모두 반영하지 않아 물가상승률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거래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가격이 계속 내리면 임대로 살고, 오르면 분양 전환을 통해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다. 5년 공공임대는 건설원가에 감정평가액을 산술 평균한 가격, 10년 공공임대는 감정가를 각각 분양 전환가로 책정한다. 유대진 LH 주택판매기획부장은 “분양 전환가는 기초단체장이 정하는 감정평가사가 산정해 보수적으로 책정할 가능성이 높다”며 “부동산시장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실수요자들이 공공임대를 많이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기 지역에서 공급 이어진다


LH는 해마다 1만가구 안팎의 공공임대를 공급한다. 2012년 상반기에는 수원 광교신도시, 파주 운정신도시, 제주혁신도시, 인천 간석지구, 인천 소래지구 등에서 4606가구를 분양할 계획이다.

LH 관계자는 “2006년부터 주로 10년 공공임대를 공급하고 있다”며 “급하게 분양 전환할 필요가 없어 서민들이 여유를 갖고 분양 전환 대금을 마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당첨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다. 공공임대는 청약저축 납입액 순으로 당첨자를 선정한다. 인기 지역은 납입액이 1000만원을 넘는다. 인기 지역에서도 대형은 무순위 청약까지 가는 사례가 적지 않다.

최근 연간 수만 가구의 민간 임대 물량이 공급되고 있지만 임대료와 분양 전환가가 상대적으로 높은 곳이 적지 않아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최근 수도권 신도시에 공급된 민간 임대는 사전에 책정한 확정 분양가가 주변 일반분양 아파트 수준이고, 임대료는 보증금 1억원에 월세 100만원에 이른다.

부동산 개발시행사 관계자는 “투입비용 조기 회수를 위해 확정 분양가 방식을 택하도록 해 임대료를 높이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며 “주변 아파트 시세와 임대료를 따져보고 청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