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훈 한미글로벌 회장 "남 돕는게 나를 돕는 것…채용 때 봉사약속 받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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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훈 한미글로벌 회장의 '재능기부'
'따뜻한 동행' 재단 세워 솔선 "직원 행복하니 회사 쑥쑥"
복지 사각지대 방치된 노인시설부터 챙길 것
'따뜻한 동행' 재단 세워 솔선 "직원 행복하니 회사 쑥쑥"
복지 사각지대 방치된 노인시설부터 챙길 것
“모두가 더불어 잘사는 세상을 위해 국가보다 기업이 앞장서야 합니다.”
경쟁에서 이기는 게 미덕인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다소 어색하게 들리기도 한다. 김종훈 한미글로벌 회장(62·사진)은 수십년간 이런 말을 해왔고 직접 실천에 옮기기도 했다. 30일 서울 삼성동 한미글로벌 본사에서 김 회장을 만났다.
김 회장은 지난해 3월 ‘따뜻한 동행’이라는 사회복지법인을 설립했다. 그동안 한미글로벌 직원들과 함께 노력봉사를 하거나 기회가 닿을 때 재능기부를 했던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간 셈이다.
회사와 별개로 설립된 이 재단을 통해 그는 주도적으로 사회공헌 활동을 기획할 수 있었다. 다른 기업이나 단체, 개인의 후원과 참여도 한결 받아들이기 쉬워졌다. 한미글로벌 임직원들도 상당수 이 재단의 설립과 활동에 참여했다. 이승한 홈플러스 회장, 안경태 삼일회계법인 회장 등 다른 기업인들도 뜻을 같이했다.
사랑의 열매, 푸르메재단과 같은 사회봉사단체와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 포스코ITC, 아주렌탈과 같은 기업도 협력을 약속했다. 김 회장은 “재단을 설립한 것은 회사 차원을 넘어 다른 기업·개인과 공동으로 좀 더 체계적인 사회공헌 활동을 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따뜻한 동행 재단은 지금까지 50여곳의 사회복지시설을 무료로 개보수했다. 또 대학생이나 중소기업 등의 봉사활동도 체계적으로 지원하려고 기획하는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모색하고 있다. 김 회장은 “정부나 민간의 지원 시스템에서 빠지는 사각지대의 복지시설에 있는 노인들은 돈이 없어 아직도 재래시장에서 상인들이 버린 채소 껍질을 주워 먹을 정도”라며 “혐오시설로 치부돼 도시에서 밀려난 외진 곳의 이런 시설들을 지원하고 돌보는 게 1차 목표”라고 재단 운영 계획을 말했다.
건설사업관리(CM) 기업 한미글로벌은 창업 당시부터 사회공헌을 기업의 핵심가치로 삼았다. 직원들은 모두 입사할 때 ‘매달 월급의 1%를 기부한다’는 내용을 담은 고용계약을 체결한다. 직원 전원이 매달 최소 한 번씩은 장애인시설에서 봉사활동도 한다.
이렇게 창업주 김 회장과 직원들이 돈 안되는 일에 한눈을 팔아왔지만 한미글로벌은 1996년 창사 이래 착실한 성장을 거듭했다. 김 회장은 오히려 전 직원의 봉사활동을 회사의 성장 비결로 꼽았다. 김 회장은 “회사는 ‘사람’이 모인 곳이기 때문에 직원이 행복해야만 기업이 잘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보다 못사는 나라 사람들이 더 행복하다고 느끼고 자살률이 낮은 경우도 있다”며 “우리 사회 구성원들이 경쟁에 매몰돼 정신적으로 각박하고 불행한 삶을 산다”고 지적했다. 이어 “봉사활동을 해보면 돈으로 살 수 없는 정신적 만족감과 평화를 얻을 수 있다”며 “(직원들로서는) 강압적이라고 볼 수 있지만 회사가 봉사활동 기회를 제공해준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남을 돕는 게 나를 돕는 일”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직원들끼리도 하루종일 함께 봉사를 하면 술자리나 회식보다 더 친밀감이 형성돼 회사에 대한 충성도가 높아지는 효과도 있다고 한다. 직원들이 봉사활동을 하면서 가족들과 시간을 함께하는 것도 뜻깊은 일이라고 한다.
김 회장은 은퇴한 뒤에도 계속 사회공헌 활동을 이어가는 게 목표다. 그는 “우리나라 복지 수준은 아직 선진국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라며 “많은 기업과 개인이 참여하는 복지 공동체를 만들어 나눔을 실천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경쟁에서 이기는 게 미덕인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다소 어색하게 들리기도 한다. 김종훈 한미글로벌 회장(62·사진)은 수십년간 이런 말을 해왔고 직접 실천에 옮기기도 했다. 30일 서울 삼성동 한미글로벌 본사에서 김 회장을 만났다.
김 회장은 지난해 3월 ‘따뜻한 동행’이라는 사회복지법인을 설립했다. 그동안 한미글로벌 직원들과 함께 노력봉사를 하거나 기회가 닿을 때 재능기부를 했던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간 셈이다.
회사와 별개로 설립된 이 재단을 통해 그는 주도적으로 사회공헌 활동을 기획할 수 있었다. 다른 기업이나 단체, 개인의 후원과 참여도 한결 받아들이기 쉬워졌다. 한미글로벌 임직원들도 상당수 이 재단의 설립과 활동에 참여했다. 이승한 홈플러스 회장, 안경태 삼일회계법인 회장 등 다른 기업인들도 뜻을 같이했다.
사랑의 열매, 푸르메재단과 같은 사회봉사단체와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 포스코ITC, 아주렌탈과 같은 기업도 협력을 약속했다. 김 회장은 “재단을 설립한 것은 회사 차원을 넘어 다른 기업·개인과 공동으로 좀 더 체계적인 사회공헌 활동을 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따뜻한 동행 재단은 지금까지 50여곳의 사회복지시설을 무료로 개보수했다. 또 대학생이나 중소기업 등의 봉사활동도 체계적으로 지원하려고 기획하는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모색하고 있다. 김 회장은 “정부나 민간의 지원 시스템에서 빠지는 사각지대의 복지시설에 있는 노인들은 돈이 없어 아직도 재래시장에서 상인들이 버린 채소 껍질을 주워 먹을 정도”라며 “혐오시설로 치부돼 도시에서 밀려난 외진 곳의 이런 시설들을 지원하고 돌보는 게 1차 목표”라고 재단 운영 계획을 말했다.
건설사업관리(CM) 기업 한미글로벌은 창업 당시부터 사회공헌을 기업의 핵심가치로 삼았다. 직원들은 모두 입사할 때 ‘매달 월급의 1%를 기부한다’는 내용을 담은 고용계약을 체결한다. 직원 전원이 매달 최소 한 번씩은 장애인시설에서 봉사활동도 한다.
이렇게 창업주 김 회장과 직원들이 돈 안되는 일에 한눈을 팔아왔지만 한미글로벌은 1996년 창사 이래 착실한 성장을 거듭했다. 김 회장은 오히려 전 직원의 봉사활동을 회사의 성장 비결로 꼽았다. 김 회장은 “회사는 ‘사람’이 모인 곳이기 때문에 직원이 행복해야만 기업이 잘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보다 못사는 나라 사람들이 더 행복하다고 느끼고 자살률이 낮은 경우도 있다”며 “우리 사회 구성원들이 경쟁에 매몰돼 정신적으로 각박하고 불행한 삶을 산다”고 지적했다. 이어 “봉사활동을 해보면 돈으로 살 수 없는 정신적 만족감과 평화를 얻을 수 있다”며 “(직원들로서는) 강압적이라고 볼 수 있지만 회사가 봉사활동 기회를 제공해준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남을 돕는 게 나를 돕는 일”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직원들끼리도 하루종일 함께 봉사를 하면 술자리나 회식보다 더 친밀감이 형성돼 회사에 대한 충성도가 높아지는 효과도 있다고 한다. 직원들이 봉사활동을 하면서 가족들과 시간을 함께하는 것도 뜻깊은 일이라고 한다.
김 회장은 은퇴한 뒤에도 계속 사회공헌 활동을 이어가는 게 목표다. 그는 “우리나라 복지 수준은 아직 선진국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라며 “많은 기업과 개인이 참여하는 복지 공동체를 만들어 나눔을 실천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