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 두렵지 않다" 세계시장 두드린 창업전사 200명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안산 청년창업사관학교 1기의 출정가
해병대서 극기훈련…최대 1억 지원 받아
세계 첫 수중 3D 촬영장비 등 개발 나서
해병대서 극기훈련…최대 1억 지원 받아
세계 첫 수중 3D 촬영장비 등 개발 나서
신용수 3D아이픽쳐스 대표(27). 그는 세계 최초로 수중 3D촬영 장비를 선보였다. 그의 꿈은 이 장비로 세계시장을 제패하는 것이다. 군복무 중 부모의 반대를 무릅쓰고 이라크 파병을 자원했던 신 대표는 작년 2월 성균관대 영상학과를 졸업하자마자 창업의 꿈을 품고 청년창업사관학교에 입소했다. 그는 “실패하는 한이 있더라도 젊었을 때 당당하게 도전해보겠다”고 주먹을 굳게 쥐었다.
서울대 시각디자인학과를 나온 곽미나 라비또 대표(31·여)는 삼성전자를 6년 다니다 작년 4월 창업전선에 몸을 던졌다. “젊을 때 도전하지 못하면 영원히 기회가 없을 것 같아 모험에 나섰다”는 게 그의 출정가다. 그는 창업 8개월 만에 15개국에 휴대폰 케이스 ‘라비또’ 수십만개를 수출하면서 잔뜩 고무돼 있다.
경기도 안산의 청년창업사관학교가 흑룡을 꿈꾸는 ‘잠룡’들의 포효로 임진년 새해를 활짝 열어젖혔다. 밖에는 찬바람이 불고 일자리를 찾지 못한 청년들이 길거리를 방황하고 있지만 이곳은 미래의 스티브 잡스를 꿈꾸는 214명의 청년창업자로 활기가 넘쳐난다.
청년창업사관학교 1기생인 이들은 연말연시 야전침대에서 새우잠을 자면서 세계시장을 제패할 신기술제품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3D모션 컨트롤러를 개발 중인 김창만 이지로드 대표(34)는 세밑에 부모가 계신 고향 부산에도 내려가지 않은 채 연구에 골몰하고 있다.
중소기업청과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설립한 청년창업사관학교는 40세 미만 젊은이들의 기술창업 요람이다. 입소자 가운데는 화려한 ‘스펙’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아이펫브랜드의 권종익 대표(29)는 서울대 수의학과를 나온 수의사다. 그는 광동제약 연구원을 거쳐 창업해 애완동물 및 동물병원 관련 애플리케이션인 아이펫(iPet)을 개발하고 있다.
한양대 전자공학과(석사)를 나와 하이닉스 책임연구원으로 있던 이승룡 엘이디메이트 대표(36)는 고효율 표준LED(발광다이오드) 조명엔진을 개발하고 있다.
패기만만한 이들에게서 새해 희망의 빛이 보인다. 성공에 대한 자신감으로 무장한 이들이 △종합 지원 체계가 갖춰진 사관학교에서 △자신만의 특화된 기술로 글로벌 시장에 도전장을 냈기 때문이다.
청년창업사관학교는 작년 3월 개교해 오는 2월 말 1기 졸업생을 배출한다. 241명이 입소해 엄격한 평가 끝에 27명이 중도 탈락했고 214명이 남아 성공 창업을 위해 뛰고 있다. 이들은 강인한 정신력을 기르기 위해 해병대 캠프에서 훈련을 받기도 했다. 최대 1억원의 사업자금과 작업공간이 제공되고 경영과 관리에 대한 체계적인 창업교육이 이뤄지는 청년창업사관학교. 이곳에 우리나라 기술창업의 미래가 달려 있다.
안산=김낙훈 중기전문기자 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