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룡처럼 힘차게 희망 품고 날자
흑룡처럼 힘차게 희망 품고 날자
희망과 용기의 ‘여의주’를 물고 60년 만에 찾아온 흑룡(黑龍). 힘찬 비상의 ‘용꿈’과 함께 임진(壬辰)년 첫 아침이 밝았습니다. 새해 첫날은 늘 부푼 기대로 설렙니다. 그러나 올해는 낙관만 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벌써부터 나라 안팎에서 변혁의 물결이 소용돌이치고 있습니다. 유럽의 경제 위기가 지구촌을 긴장시키고 있고 국제 정세도 급변하고 있습니다. 국회의원 총선거와 대통령 선거를 치러야 하고 미국과 중국, 러시아 등 30개국의 새 지도자 선출 과정도 눈여겨봐야 합니다. 북한의 김정은 체제와 한반도 통일에 대비한 전략도 새로 짜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세계를 놀라게 한 ‘기적의 유전자’를 갖고 있습니다. 폐허에서 성장의 싹을 틔우고 불모지에서 첨단산업의 꽃을 피운 한국인의 저력. 420년 전 임진년, 왜란으로 국토가 유린된 데 이어 정유재란까지 겹쳤지만 그 위기 속에서 이순신 장군은 고작 13척으로 왜선 133척을 무찌르며 나라를 구해냈습니다. 변화의 바람이 거셀수록 신세계를 향한 돛은 더 팽팽해집니다. 올해는 희망의 정치, 풍요로운 경제, 소통하는 사회, 품격 있는 문화로 국격을 높입시다. 우리 사회를 반듯하게 세울 인재들의 ‘등용문(登龍門)’도 넓힙시다. 오늘 아침에 솟은 용띠 해의 첫 태양이 우리의 꿈을 더 환하게 밝혀줄 것입니다.


고두현 문화부장 kdh@hankyung.com

수묵 일러스트레이션=디자인 회사 ‘필묵’ (먹그림-권세혁, 손글씨-김종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