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룡(black dragon)의 해’인 새해 투자 유망주를 추천해달라고 하자 조용준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저없이 건설주를 꼽았다. 재무적 리스크가 적고 저평가된 우량 건설사에 대한 적절한 투자시점이 올 상반기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는 건설주 중에서도 KCC건설을 추천했다. 국내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가고 있는 데다 중견 건설사로서는 유일하게 플랜트 사업 역량을 갖췄다는 점에서다.

돋보이는 플랜트 경쟁력

KCC건설, 해외플랜트 수주확대 '매력'
KCC건설의 시공능력평가 순위는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다. 2009년 29위, 2010년 28위, 2011년에는 25위를 기록했다. 매출의 절반 이상이 KCC그룹에서 나온다.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 덕분에 재무구조도 탄탄한 편이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KCC건설의 부채비율은 128.5%다. 시공능력평가 30위권에 포함된 중견건설사 중 가장 낮다.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잔액은 5756억원이다. 미착공 PF는 2개, 금액으로는 811억원이다. 경쟁사들이 주택사업에서 발생한 부실 때문에 대규모 손실을 본 것과 차별화된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대형 건설사들은 주택을 비롯한 국내 사업 비중을 줄이고 플랜트 중심의 해외 사업 비중을 늘리고 있다. 플랜트 사업은 전문 인력과 사업 경험이 있어야 가능하다. KCC건설은 지난해 초 100명 수준이던 플랜트 인력을 최근 170여명으로 늘렸다. 지난해 3월에는 현대엔지니어링과 3억8000만달러의 사우디아라비아 주바일 폴리실리콘 공사도 수주했다.

조 센터장은 “잠재 부실이 적고 연속적인 이익 창출이 가능한 데다 플랜트 역량을 기반으로 중장기적인 성장그림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양호한 신용등급

KCC건설은 2007년 이후 본격적으로 민간주택사업을 시작했다. 비교적 양호한 분양실적을 달성하고 있다. 마포 공덕, 가산동, 해운대 좌동 등의 준공현장은 평균 분양률이 90%를 웃돌고 있다. 입주도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다. 예정사업 역시 도급제 재건축 공사나 PF 지급보증이 없는 경우가 많다. 또 대형 건설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위험을 분담하고 있다. 일부 민간 개발사업에는 용지 매입 관련한 자금소요가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KCC그룹의 신인도에 힘입어 재무융통성이 우수하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KCC건설의 신용등급(회사채 기준)을 A0로 부여했다. 대우건설 SK건설 등 대형 건설사와 같은 등급이다. 중견 건설사 중에선 가장 높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