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의 대통령 경선 주자들 간 경쟁이 수십년 만에 가장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위 자리가 수시로 뒤바뀌면서 예측 불허의 혼전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3일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갤럽의 발표를 인용, “지난해 5월 이후 지지율 1위를 기록한 공화당 대권 주자는 지금까지 일곱 차례 바뀌었다”고 보도했다.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 릭 페리 텍사스 주지사, 지금은 경선을 포기한 허먼 케인 전 ‘갓파더스피자’ 최고경영자(CEO),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이 1위를 번갈아 차지했다.

공화당에선 현재 7명의 후보가 경선에서 뛰고 있다. 1964년 대선 경선 이래 가장 많은 후보들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당시 배리 골드워터, 넬슨 록펠러, 리처드 닉슨, 헨리 로지, 윌리엄 스크랜턴 등 다섯 명이 번갈아가며 지지율 1위를 차지하는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갤럽은 “후보 수와 각 경선을 앞두고 실시한 여론조사 횟수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직접 비교는 어렵다”면서도 “올해 공화당 경선은 여론조사 방법이 도입된 이후 가장 지지율 변동이 심한 가운데 치러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공화당은 3일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를 시작으로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10개월간의 경선 일정에 돌입했다. 롬니 대세론이 확산되고 있지만 아직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고 미국 현지 언론들은 설명했다. 론 폴 하원의원과 릭 샌토럼 전 상원의원이 ‘뒷심’을 발휘하며 롬니와의 격차를 조금씩 좁혀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일 아이오와 최대 일간지인 ‘디모인 레지스터’의 여론조사에서 롬니는 지지율 24%로 1위에 올랐다. 이어 폴과 샌토럼이 각각 22%, 15% 지지율을 얻었다. 앞서 지난해 말 여론조사에선 샌토럼이 지지율 21%로 2위에, 폴이 18%로 3위에 올랐다. 세 명 모두 근소한 차이로 각축 중이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아이오와 공화당원 중 41%가 지지 후보를 바꿀 수 있다고 답했다”며 “기존의 모든 전망이 틀릴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