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금융을 받아야 할 처지에 놓인 헝가리가 금융지원을 받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확산되면서 금융시장이 출렁였다. 단기국채 발행금리가 2년반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헝가리 통화인 포린트화 가치는 급락했다.

3일(현지시간) 시어르토 페테르 헝가리 정부 대변인은 현지TV와의 인터뷰에서 “당초 계획대로 이달 중후반 국제통화기금(IMF)과 금융지원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헝가리 정부는 IMF와 유럽연합(EU)으로부터 150억~200억유로 규모의 금융지원을 받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EU 측은 “헝가리가 중앙은행법 개정안을 철회하지 않는 한 금융지원 협상을 재개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IMF와 EU는 헝가리의 중앙은행법 개정안 철회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지난달 구제금융 지원 협상을 중단했다. 중앙은행법 개정안이 중앙은행 독립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편 헝가리가 금융 지원을 받지 못해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포린트화 가치는 급락세다. 포린트·유로화 환율은 장중 유로당 316포린트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10월 기록한 사상 최고치에 가까운 수준이다. 이날 진행된 3개월 만기 단기국채 입찰에서 발행금리는 7.67%를 기록했다. 2009년 8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