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들어 대기업 총수들의 ‘통큰’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오는 9일 망팔(望八·71세) 생일을 맞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부사장급을 포함한 200여명을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로 초대한다. 주요 계열사 부사장급 인사가 만찬에 참석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회장은 2007년까지 ‘자랑스런 삼성인’ 수상자들과 생일을 보냈으나 시상식이 12월로 앞당겨지면서 2008년부터 80여명의 계열사 사장단과 함께했다. 올해 이 회장이 부사장급 인사들을 특별히 초대한 것은 차기 최고경영자(CEO) 후보군을 격려하기 위한 경영 차원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글로벌 경기침체가 가라앉지 않은 2012년에도 ‘뚝심 경영’을 강조하고 나섰다. 지난해 어려운 시장 상황에서 660만 대 판매실적을 올린 현대차는 올해 판매 목표를 700만 대로 높였다. 정 회장은 2일 신년사를 통해 “내실경영을 통해 글로벌 일류기업으로 도약할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 면서 “핵심은 연구개발(R&D)과 시설투자”라고 밝혔다.

현대차의 올 투자규모는 지난해(12조 2000억 원)보다 15.6% 증가한 14조1000억 원으로 사상 최대다. 이중 80% 이상은 국내에 집중 투자해 대규모 고용 창출로 이어질 전망이다. 현대차는 올해 7500명을 고용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그룹이 출범한 이후 최대 규모다.

정 회장은 지난해 8월 현대차정몽구재단(舊 해비치사회공헌문화재단)에 5000억 원을 기부한 데 이어 올해부터 5년간 저소득층 대학생 8만4000명에게 학자금 지원 사업도 펼친다.


구본준 LG전자 부회장도 거액의 상금으로 임직원들을 독려했다. 구 부회장은 2일 서울 여의도 LG트윈센터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올해의 LG전자인상’ 금상을 수상한 6명에게 각각 상금 1000만원과 휴가비 500만원을 전달했다. 이들은 연구개발(R&D)ㆍ생산ㆍ기능ㆍ지원ㆍ봉사ㆍ마케팅 부문에서 선발됐다. 봉사 부문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새 경영 방침에 따라 올해 새로 추가됐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검찰 수사로 활동에 차질을 빚은 뒤 3일 처음으로 새해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최 회장은 주요 계열사 CEO들과의 오찬에서 “투자와 채용을 획기적으로 늘려 글로벌 성공 스토리를 위한 공격적 경영에 나서 달라”고 강조했다. 하이닉스에 대한 대규모 투자 의지도 재차 밝혔다.

한경닷컴 박은아 기자 sno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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