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렁한 테마상가 '통임대'로 돌파구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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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해리엇, 유니클로 유치…상권 활성화·임대료 정상지급
케레스타, M&A로 재기노려…"임차인 반발 등 변수 주의해야"
케레스타, M&A로 재기노려…"임차인 반발 등 변수 주의해야"
경매투자자 K씨는 경기 안산시에 있는 쇼핑몰 ‘현대타워’ 상가를 사들여 짭짤한 수익을 얻고 있다. 이 상가는 다른 테마상가나 쇼핑몰처럼 상권 활성화가 안돼 고전하던 곳이다. 그러나 이랜드가 상가 대부분을 10년간 ‘통임대(일괄임대)’하면서 소유자들이 월세를 안정적으로 받고 있다. 이런 사실을 알게 된 K씨는 공매로 나온 현대타워 상가를 감정가의 절반 가격에 매입, 연 15%대의 수익을 얻고 있다.
◆늘어나는 통임대
상권이 형성되지 않아 고전해 온 테마상가나 쇼핑몰들이 대형 유통업체에 건물을 통임대하거나 인수·합병(M&A)하는 방식으로 정상화를 모색하고 있다. 임대수익은커녕 밀린 관리비, 은행 이자 등의 부담을 안고 있는 상가 소유자들에게는 희망적인 소식이다. 그러나 헐값 임대료 논란, 임차인 반발 등이 있어 신규 투자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서울 명동의 쇼핑몰 ‘하이해리엇’은 일본 의류 브랜드인 ‘유니클로’를 유치, 상권 활성화에 성공한 케이스다. 2006년 개장한 이곳은 분양 당시 미국 3대 백화점 유치 등을 내걸었지만 성사시키지 못했다. 일부 소유자들은 이자를 갚지 못해 경매까지 내몰렸지만 유니클로 입점 이후 임대료가 정상 지급되고 있다.
서울 불광동 ‘팜스퀘어’도 소유자들이 이랜드 입점을 통해 상권을 살렸다. 부천 소재 쇼핑몰 ‘소풍’도 이랜드 입점 이후 상권이 빠른 속도로 형성되고 있다.
이에 따라 상가 소유자들은 대형 유통업체에 건물 전체나 일부 층을 일괄 임대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동대문의 굿모닝시티와 패션TV 등은 롯데그룹과 통임대를 협상 중이다.
M&A를 통한 재기 움직임도 활발하다. 동대문 상권의 대표적 테마상가인 ‘케레스타(옛 거평프레야)’는 공매 끝에 작년 말 파인트리자산운용을 주인으로 맞았다.
명동의 ‘밀리오레’는 피에스자산운용이 성창F&D와 인수협상을 진행 중이다. 피에스자산운용은 협상이 성사되면 쇼핑몰을 관광호텔로 전환할 계획이다.
◆변수 많아 투자엔 신중해야
대형 유통업체에 통임대했거나 추진 중인 곳들은 ‘100% 동의’ 요건에 발목이 잡히고 있다. 법원 판례상 통임대를 놓으려면 상가 소유자 전원의 동의가 필요하다. 그러나 수천 명에 이르는 소유자의 동의를 모두 받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소풍은 일부 반대자들이 ‘100% 동의 요건 미충족’을 이유로 제기한 소송에서 1심 패소했다. 굿모닝시티도 일부의 반대로 롯데와의 협상을 끝내지 못하고 있다. 로티스합동법률사무소의 최광석 변호사는 “반대 측은 ‘헐값 임대’를, 찬성 쪽은 ‘비워두기보다는 낫다’고 각각 주장한다”며 “분양자들이 수천 명에 달해 이해관계가 복잡하고 의견통일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M&A에선 임차인 반발이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케레스타 임차인 모임인 ‘프레야 임차인 채권자 연합회’는 “건물이 감정가 4418억원의 3분의 1 수준인 1257억원에 매각돼 근저당 4순위인 2600여명의 임차인들이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없다”며 인수자의 적정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경매컨설팅업체인 EH경매연구소의 강은현 대표는 “테마상가와 쇼핑몰 평균 낙찰가는 감정가의 10%대에 불과하다”며 “정상화 가능성, 밀린 관리비 등을 철저히 파악한 뒤 응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
◆늘어나는 통임대
상권이 형성되지 않아 고전해 온 테마상가나 쇼핑몰들이 대형 유통업체에 건물을 통임대하거나 인수·합병(M&A)하는 방식으로 정상화를 모색하고 있다. 임대수익은커녕 밀린 관리비, 은행 이자 등의 부담을 안고 있는 상가 소유자들에게는 희망적인 소식이다. 그러나 헐값 임대료 논란, 임차인 반발 등이 있어 신규 투자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서울 명동의 쇼핑몰 ‘하이해리엇’은 일본 의류 브랜드인 ‘유니클로’를 유치, 상권 활성화에 성공한 케이스다. 2006년 개장한 이곳은 분양 당시 미국 3대 백화점 유치 등을 내걸었지만 성사시키지 못했다. 일부 소유자들은 이자를 갚지 못해 경매까지 내몰렸지만 유니클로 입점 이후 임대료가 정상 지급되고 있다.
서울 불광동 ‘팜스퀘어’도 소유자들이 이랜드 입점을 통해 상권을 살렸다. 부천 소재 쇼핑몰 ‘소풍’도 이랜드 입점 이후 상권이 빠른 속도로 형성되고 있다.
이에 따라 상가 소유자들은 대형 유통업체에 건물 전체나 일부 층을 일괄 임대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동대문의 굿모닝시티와 패션TV 등은 롯데그룹과 통임대를 협상 중이다.
M&A를 통한 재기 움직임도 활발하다. 동대문 상권의 대표적 테마상가인 ‘케레스타(옛 거평프레야)’는 공매 끝에 작년 말 파인트리자산운용을 주인으로 맞았다.
명동의 ‘밀리오레’는 피에스자산운용이 성창F&D와 인수협상을 진행 중이다. 피에스자산운용은 협상이 성사되면 쇼핑몰을 관광호텔로 전환할 계획이다.
◆변수 많아 투자엔 신중해야
대형 유통업체에 통임대했거나 추진 중인 곳들은 ‘100% 동의’ 요건에 발목이 잡히고 있다. 법원 판례상 통임대를 놓으려면 상가 소유자 전원의 동의가 필요하다. 그러나 수천 명에 이르는 소유자의 동의를 모두 받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소풍은 일부 반대자들이 ‘100% 동의 요건 미충족’을 이유로 제기한 소송에서 1심 패소했다. 굿모닝시티도 일부의 반대로 롯데와의 협상을 끝내지 못하고 있다. 로티스합동법률사무소의 최광석 변호사는 “반대 측은 ‘헐값 임대’를, 찬성 쪽은 ‘비워두기보다는 낫다’고 각각 주장한다”며 “분양자들이 수천 명에 달해 이해관계가 복잡하고 의견통일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M&A에선 임차인 반발이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케레스타 임차인 모임인 ‘프레야 임차인 채권자 연합회’는 “건물이 감정가 4418억원의 3분의 1 수준인 1257억원에 매각돼 근저당 4순위인 2600여명의 임차인들이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없다”며 인수자의 적정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경매컨설팅업체인 EH경매연구소의 강은현 대표는 “테마상가와 쇼핑몰 평균 낙찰가는 감정가의 10%대에 불과하다”며 “정상화 가능성, 밀린 관리비 등을 철저히 파악한 뒤 응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