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초 우리나라 은행들이 일본에서 엔화로 발행한 `사무라이 본드'의 만기가 집중돼 있지만 차환 발행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5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내달초 우리, 국민, 기업, 하나은행의 사무라이채 1조8천억원(1천229억엔.16억달러) 상당이 만기를 맞는다.

올해 한국계 외화채권 전체 만기 도래액이 266억 달러, 월 평균 만기 도래액은 22억 달러인 것을 고려하면, 대규모 만기다.

작년에는 공모 외화채권 발행중 엔화(사무라이채) 비중이 유독 높았다.

재작년 10.9%에 비해 34.9%까지 올라갔을 정도다.

유럽발 재정위기 여파로 유로화 조달시장이 위축됨에 따라 유로화 표시채권 발행이 급감한 반면에, 일본내 통화완화 정책에 따른 엔화 유동성을 활용한 사무라이채권 발행이 활발했다.

일본 대지진으로 도쿄전력 등 전력회사 채권 발행이 중단된 점도 사무라이채 발행에는 호재로 작용했다.

공모 외화채권 중 사무라이채를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달러화 표시채권이었다.

하지만 내달 초 만기가 돌아오는 사무라이채의 차환발행이 순조롭게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작년 하반기 이후 유럽재정위기 여파가 일본에도 영향을 미친데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한국의 지정학적 위험이 커지면서, 한국계 사무라이채 금리가 상승해 투자자들이 손해를 봤기 때문이다.

게다가 일본 회계연도가 3월 말 마감이라 2월 초에는 투자 유인이 없고, 대다수 기관투자자들이 한국계 채권을 한도까지 채웠다는 점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정책금융공사 관계자는 "한국계 사무라이채를 샀던 투자자들이 연말 스프레드 확대로 손해를 본데다, 작년 하반기에도 한국계 사무라이채 발행이 잇따르면서 한도를 대부분 채워 내달초 만기인 사무라이채 차환발행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통상 은행들이 일본시장에서 사무라이채를 발행할 때 300억엔에서 500억엔 가량 하는게 일반적인데, 1천299억엔이 한꺼번에 만기가 돌아오면 소화하기가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yuls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