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바게뜨 2011년 베이커리 판매량 통계
케이크, 23년만에 식빵 제치고 베스트셀러 자리 올라
지난해 국내 최대 베이커리 전문업체 파리바게뜨에서 가장 많이 팔린 빵은 '케이크'인 것으로 나타났다(2011년 출시된 신제품의 매출 기준).

5일 SPC그룹 파리크라상에 따르면 2011년 3000여개의 파리바게뜨 전 매장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제품은 '시크릿케이크'다.
지난 9월 출시된 이 제품은 한 달에 10만개씩 팔렸다. 지난 12월까지 3개월간 총 30만개가량 판매됐다. 파리바게뜨 전 점포에서 매일 1개 이상 나간 셈이다.

전체 품목 중 케이크가 연간 판매량 1위에 오른 것은 파리바게뜨가 첫 매장을 연 1988년 이후 23년만에 처음이다.

그간 베이커리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린 빵 종류는 '식빵'이었다. 주로 특별한 날에 사는 케이크와 달리 식빵은 식사용으로 구입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이에 대해 "보통 케이크가 한 달에 3만개 정도 팔리는 것으로 미뤄볼 때 시크릿케이크는 일반 케이크보다 10배정도 많이 판매됐다"며 "식빵과 같이 식사용으로 먹거나 간편하게 사기 힘든 제품인데도 가장 높은 판매고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부터 톱스타 광고모델이 나오는 TV광고를 방영하지 않았는데도 이처럼 반응이 좋아 내부적으로도 놀라워하고 있다"고 밝혔다.

빵 수요 트랜드가 변하면서 식빵뿐 아니라 전통적인 인기 제품 '소보로빵, 단팥빵, 버터크림빵'의 판매도 부진했다.

시크릿케이크에 이어 많이 팔린 제품은 △불고기 브리또 △구름처럼 푹신한 크림빵 △별난 고구마찰스틱 △엄마가 미는 우리쌀 식빵 △거울공주미미 케이크 △치즈찰스틱 순이었다.

순위에 오른 구름처럼 푹신한 크림빵과 거울공주미미 케이크는 어린이를 겨냥한 제품이다. '키즈 제품은 성공하기 힘들다'는 베이커리업계의 불문율이 깨진 셈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같이 빵 수요 트랜드가 바뀐 이유로 '믹스앤매치 유행'과 '골든 키즈의 등장'을 꼽았다.

여성 패션시장에서 유행하는 '믹스앤매치'가 베이커리시장까지 진출, 다양한 맛과 식감을 즐길 수 있는 시크릿케이크가 인기를 끌었다는 것.

이 관계자는 "시크릿케이크는 바닐라쉬폰과 초코생크림, 우유푸딩, 쿠키 등 여러 가지 재료가 더해져 다양한 맛과 질감을 즐길 수 있다"면서 "디저트가 일상생활 속으로 들어오며 특별한 날이 아니어도 케이크를 사 먹는 소비패턴 변화도 케이크 수요 증가를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최근 출산율이 낮아지면서 '골든 키즈'가 등장한 것도 빵 수요에 영향을 미쳤다.

그는 "부모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골든 키즈가 증가하면서 자녀를 위한 소비를 아끼지 않는 트랜드가 형성됐다"며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베이커리 제품들이 지난해 유독 인기를 끌었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