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의 유력 대권 주자로 떠오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8일 미국으로 출장을 떠나면서 올해 첫 공식적인 행보에 나선다.

이번 출장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교수를 채용하기 위한 목적이지만, 방미 기간인 오는 11일(미국 현지시간) 시애틀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인 빌 게이츠를 만나 기부와 관련된 조언을 들을 예정이다.

지난해 11월 자신이 보유한 안철수연구소 주식의 절반을 사회에 환원키로 한 안원장은 현재 기부재단 설립 형태를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안 원장은 빌 게이츠 면담에 앞서 9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세계적 검색엔진 구글 최고경영자(CEO) 에릭 슈미트와 만남을 갖고 글로벌 IT 환경 변화 등에 대해 대화를 나눌 계획이다.

안 원장은 이번 방미 길에서 정치적 행보를 할 계획은 없지만,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의 올해 첫 행보라는 점에서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애플의 공동창업주인 스티브 잡스 별세 이후 현재 글로벌 IT 업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두 사람을 만난다는 점 자체가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안 원장이 지난해 12월 초 '강남 출마설'과 '신당 창당설'을 공개적으로 부인하면서도 정치 참여 자체를 부인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여전히 그의 대권 출마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선 그의 '대권 직행설'을 기정사실화하고 있으며, 이번 방미 역시 대권 행보의 연장선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주변에선 안 원장이 현재 정치 참여 여부를 신중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야권에서는 4월 총선 전에 합류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지만, 안 원장 본인은 가타부타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다만 안 원장의 숨은 지인으로 알려진 김효석 민주통합당 의원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안 원장의 정확한 심정은 아직은 정치에 대해 신중하게 결정하자는 것" 이라며 "굉장히 신중한 성격이기 때문에 정치 참여 결정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또 "안 원장은 '안풍(安風ㆍ안철수 열풍)'이란 사회적ㆍ정치적 변화에 대한 국민적 열망이 있기 때문에 여기에 기여해야 한다는 의무감이 있다" 면서 "현재는 재단 설립의 마무리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고 학교 일에도 전념하고 싶어 한
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