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3명중 2명 "性생활한다"…성병 경험 40% 육박
“발기부전 치료제를 복용 중인데 효과가 없는 것 같아요. 친구 말로는 보조기구가 좋다고 하는데 얼마나 효과적인지, 몸에 이상이 없는지 궁금하네요.” (남ㆍ71세)

“사별한 후 20년간 혼자 살았는데 68세부터 갑자기 성욕을 느끼네요. 이 나이에 이런 일이 생기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 남자 친구가 생겼으면 합니다.”(여ㆍ69세)

인구보건복지협회에 접수된 노인 성(性) 상담 사례들이다. 고령화와 의학 발달로 수명이 늘어나면서 ‘노인의 성’에 대한 공론화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6월부터 12월까지 서울·경기 지역 65세 이상 노인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8일 발표한 ‘2011년 노인의 성생활 실태조사’ 결과 노인 가운데 3분의 2가량은 성생활을 하고 있으며 성 기능 강화를 위해 보조약품·의료기기 등을 사용해 본 경우도 상당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66.2%(331명)는 ‘성생활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전체 응답자 중 최소 35.4%는 성매매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고, 이 중 44.7%는 성매매 시 콘돔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이같이 무분별한 성관계 탓에 성병을 앓은 적이 있는 노인도 상당수였다. 성생활을 하고 있는 노인 중 성병에 감염된 적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36.9%(122명)에 달했고, 질환별로는 ‘임질’이 50.0%(61명) ‘요도염(질염)’ 17.2%(21명), ‘사면발이’ 5.7%(7명), ‘매독’ 1.6%(2명) 등의 순이었다. 성병의 종류를 알지 못하는 경우도 15.6%(19명)에 달했다.

또 성 기능 강화를 위해 약품이나 의료기기 등을 사용해 본 경우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성생활을 하고 있다고 응답한 노인들 중 50.8%는 발기부전 치료제를 사용해 봤다고 응답했다. 두 명 중 한 명꼴이다. 구입 이유는 ‘성기능 향상’ 55.0%(94명), ‘호기심’ 23.4%(40명), ‘발기부전 치료’ 19.9%(34명) 등으로 발기부전이 아닌데도 ‘성기능 향상’을 목적으로 구입한 경우가 많았다.

성인용품과 성기능 보조의료기기 구입 경험은 각각 19.6%와 13.6%로 나타났다. 이 중 무허가 의료기기를 구입했다는 비율은 31.1%에 달했고, 부작용을 경험한 경우도 57.1%에 달하는 등 문제가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인구보건복지협회에서 시행한 노인 성 상담 사례를 분석한 결과 노인들의 고민 유형은 성기능(21%), 부부 간 성 갈등(19%), 이성교제(11%), 성충동(6%), 약물·성병 등 기타(43%) 등으로 다양하게 나타났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