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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신년사 강경발언, 6자회담 재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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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드라마 주인공이 사는 집처럼 내 집을 인테리어하고, 건강을 위해 고기보다 야채를 즐기며, 정원이 딸린 2층 집 방마다 최신 가전제품을….”

서울 부유층의 삶을 그려놓은 게 아니다. 세계 최빈국 중 하나인 북한 상류층의 모습이다. 북한경제는 2009년 이래 매년 마이너스 성장을 거듭하고 있고 1990년 이후 22년간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1인당 국민소득(GNI)이 1000달러도 안 된다. 그렇지만 사치품 소비는 오히려 늘고 있다.

한국 드라마 주인공? 아니 '北 상류층'
7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북한의 자동차와 노트북 컴퓨터, 에어컨 수입량은 네 배 증가했다. 휴대전화 수입은 43배나 뛰었다.

최악의 경제상황에서도 사치품 소비가 늘어나는 것은 ‘장사’가 활성화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통일연구원이 최근 탈북주민 41명을 면담해 만든 ‘북한주민의 삶의 질’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국경지대나 바다 주변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나라가 정해준 공식적인 직업 외에 수입품이나 해산물을 유통하는 부업을 통해 상당한 부수입을 올리고 있다.

WSJ도 북한의 사치품 수입이 늘어난 것은 수입품을 살 수 있을 만큼 돈이 많은 기업가 계층이 출현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외국으로부터의 ‘비공식적’ 외화반입도 한 요인이다. 탈북자들이 가족을 돕기 위해 북한으로 보내는 돈이 꾸준히 늘어났고 이를 사치품 소비에 쓴다는 설명이다.

통일연구원 보고서를 통해 탈북자들이 증언한 북한 상류층의 모습은 우리나라 부유층 못지않다. 평양 창광거리(서울의 강남에 해당)에 거주하다 탈북한 30대 김모씨는 “고층 아파트에 살면서 야채, 잡곡 등 건강식(웰빙) 위주로 밥을 먹었다”고 했다.

평양 시내 시장에선 오곡밥에 들어가는 수수나 조 같은 작물은 쌀보다 비싸게 팔리고, ‘좀 산다는’ 사람들 사이에선 육류보다 생선의 인기가 높다는 증언도 있었다. 원산시 상업관리소 관리원으로 일했다는 30대 여성은 “중국산 옷은 질이 나빠서, 개성공단 제품은 디자인이 별로여서 잘 입지 않았다”며 “옷이나 화장품은 주로 일본산을 썼고 가끔 한국산을 이용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CD 플레이어’를 통해 본 한국 드라마에 나온 옷차림, 신발, 액세서리, 인테리어가 유행하기도 한다. 또 한 탈북자는 “상류층은 영어 수학 예능 등 분야에서 불법인 사교육을 받고 있다”며 “영어공부에 월 100달러를 주기도 한다”고 전했다. 북한 암시장에서 1달러(북한 화폐 3800원)는 북한 노동자 평균 월급(3000원)보다 큰 돈이다.

그렇지만 극히 일부만이 이런 ‘호사’를 누릴 뿐, 대부분 주민들은 옥수수 밥을 주식으로 삼고 나무로 난방하며 정수된 물을 마시지 못하는 등 어려운 생활을 하고 있다. 특히 2009년 화폐개혁으로 중산층이 무너지고 빈부격차가 심해졌다는 전언이다. 혜산시 시장에서 장사를 하다 탈북한 50대 여성은 “못사는 사람은 예나 지금이나 다를 게 없지만 어느 정도 생활을 하던 사람들까지 화폐개혁 후 급격한 물가상승으로 생활이 무너졌다”며 “전반적으로 경제수준이 하향 평준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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