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의 유력 대권 주자로 떠오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8일 "국민의 기대감은 단순하게 바라볼 게 아니라 복합적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안 원장은 이날 대학원 교수의 채용 인터뷰를 하기 위해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출국하기에 앞서 인천공항에서 가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 및 기자들과의 만남을 통해 "국민의 기대가 무엇인지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며 이 같이 밝혔다.

안 원장은 이 자리에서 정치 참여 여부에 대해 "열정을 갖고 계속 어려운 일을 이겨나갈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안 원장과의 일문일답.
--정부 든 기업이든 시스템의 중요성을 강조한 적이 있는데.
▲이전에 쓴 책에서 이야기했던 부분이다.

글은 10∼20년 후에도 생각이 안 바뀔 것으로 확신이 있을 때만 썼다.

실제 10년 전 책에서 쓴 내 생각은 바뀌지 않았다.

영혼과 일치하도록 쓰도록 했다.

--정치와 사회기여 방법을 고민하고 있느냐
▲그렇다.

--고민의 결과물이 언제쯤 나올 수 있을까.

▲의사를 그만두고 보안 벤처를 할 때는 보안이 훨씬 의미가 크고 7년 동안 해온 일이라 열정을 갖고 지속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었다.

의사들은 많아 내가 굳이 안 해도 되는데 보안은 그렇지 않았다.

내가 의사로서 기여하는 것보다 보안으로 기여하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번엔 해본 적이 없는 분야라 게스워크(guesswordk.짐작), 상상밖에는 방법이 없다.

정치는 이미 많은 분이 하고 있는데다, 이전에 내가 하던 일과는 좀 다른 것 같다.

열정을 갖고 계속 어려운 일을 이겨나갈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어떤 선택이 의미가 있는가.

(국민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인가.

(내가) 균형을 잡고 할 수 있는가를 생각한다.

--국민의 기대감을 안아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지 않나.

▲국민의 기대가 무엇인지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단순하게 바라볼 게 아니라 복합적인 것 같다.

그런데 지금은 정치 생각을 안 한다.

이번 출장에서는 (정치 참여를) 고민하지 않는다.

평생 이룬 것의 절반을 바쳐서 함께 살아가는 사회에 도움이 되고자 진정성을 갖고 하는 데, 그것 자체가 바로 서는 게 가장 중요하다
정치에 대해 고민을 하려 했다면 워싱턴으로 가지 않겠는가.

기부재단과 학교 일부터 먼저 마무리 짓는 게 우선순위이고, 그 후 나머지 생각을 정리해야 할 것이다.

--각계각층의 인사들과 정치에 함께 참여할 생각이 없느냐.
▲우선 제가 결정이 돼야 다른 사람들에게 이야기하지 결정을 안 했는데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할 수가 있겠느냐.
--정치권 쇄신바람에 대한 생각은.
▲선거 때만이 아니라 상시적으로 해야 한다.

--아직 진정성을 느끼기에는 이르다는 것인가.

▲정말 진정성은 선거가 없을 때 하는 게 진정성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번 나름의 쇄신 노력이 평소보다 강도가 센 것 같다.

이 정도면 앞으로 국민이 원하는 바를 지속적으로 살펴보고, 현실에서 구현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해 정치권이 업그레이드될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

시민의 한 사람으로 바뀔 것이라는 열망을 갖고 있다.

올해와 내년 경제적으로 굉장히 거대한 어려움이 밀어닥칠 텐데, 이제는 내부에서 싸우는 게 아니라 힘을 합쳐 외부와 싸울 때이다.

--19대 총선에 대해 어떤 견해를 갖고있나.

▲선거는 국민의 의사가 정말 정직하고 확실하게 반영될 수 있는 민주주의의 꽃인 만큼, 많은 것이 바뀌고 좋은 쪽으로 변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빌 게이츠와의 만남 뒤 기부재단 윤곽이 나오나.

▲1월말에서 2월초 기부재단에 대해 구체적인 일련의 행동을 하려고 한다.

그 형태가 발기인 대회가 될 수도 있다.

기부재단 이사진 선임도 그때 다 하려고 한다.

(기부재단 형태에 대해) 나름의 생각을 갖고 있는데 게이츠와의 만남이 확신을 가질 좋은 기회가 아닐까 생각한다.

게이츠도 처음 기부재단을 시작하면서 많은 고민이 있었을 것이다.

처음에 시행착오도 많이 했을 텐데 그런 이야기를 듣는 게 저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게이츠와의 인연은.
▲전에 뉴욕에서 열린 월드이코노믹포럼의 세미나에서 만난 적이 있다.

세미나에서 만났는데, 게이츠가 많은 사람들과 인사해 (나를) 잘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이번 방문이 대권행보라는 시각도 있다.

▲공항 패션을 취재하러 나온 줄 알았다.

(웃음).
--신년 대선후보 여론조사 결과 1등인데.
▲정치에 아직 발을 디딘 사람은 아니라서, 여론조사에 대해 개인적으로 큰 관심은 없다
--슈미트와 글로벌 IT 환경변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나.

▲구글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우리나라 대기업들도 구글과 많은 협력 관계를 갖고 있다.

구글의 생각이 중요할 것이다.

실리콘밸리의 생태계도 많이 궁금하다.

거기서 살았지만 워낙 빨리 바뀌니 3∼4년 전보다 많이 바뀌었을 것이다.

일련의 생태계들이 유지되는데 어떠한 노력을 하는 지 보고 싶다.

구글, MS, 페이스북 등이 기부를 많이 한다.

또 대학원 인재 인터뷰를 위해 버클리대와 스탠퍼드대, 미시간주립대 등을 방문할 것이다.

(영종도연합뉴스) 이광빈 기자 lkb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