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에선 아이러니하게도 불임을 피하기 위해 피임을 잘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곧잘 하곤 한다. 이게 과연 무슨 말일까.

불임의 많은 원인들 중 한가지로 뽑히는 것이 여성의 낙태 경험이다. 우리사회 일각에서는 아직도 콘돔과 피임에 대한 대화를 꺼리는 구시대적 사고방식의 성교육을 행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젊은 세대에 대한 성교육은 결과적으로 모순을 일으키고 적지 않은 젊은이들이 낙태를 선택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낙태가 불임으로 돌아온다?

낙태경험이 불임 유발?
낙태의 경험을 안은 젊은이들이 세월이 지나 임신을 원하게 되는 경우, 과거의 낙태 경험으로 인해 의외로 불임을 진단받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이로 인해 전문의들은 불임을 피하기 위해서는 젊은 시절이라도 낙태에 대한 조심성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심스럽게 당부했다.

석명진 이지스한의원 원장은 “불임은 더 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닐만큼 우리 주변에 흔하고, 현재 4쌍의 부부 중 1쌍 정도는 불임으로 고생하고 있는 추세”라면서 “불임은 대략 1년 정도 정상적인 부부생활을 하였음에도 불구, 임신이 되지 않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불임의 요인에는 남성과 여성의 요인이 다소 차이가 있는데, 여성의 경우 낙태나 한번 유산했던 경험이 불임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석 원장은 “불임에도 원인별 다양한 분류가 있는데, 임신경험이 전혀 없는 부부가 임신이 되지 않는 원발성 불임증이 있고, 임신 경험이 있는 부부가 유산이 있은 후 만 1년이 지나도 임신이 되지 않는 경우를 속발성 불임증이라고 한다”면서 “유산의 경우는 나중에 불임의 원인이 되지 않기 위해 몸 관리를 잘하고 유산의 원인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석 원장은 이어 “강제적으로 유산을 시키는 낙태의 경우 낙태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오기 전에 피임을 제대로 하도록 교육을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불임 막을 피임법 제대로 알아야

나중에 불임을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젊은시절 낙태를 막기 위한 피임법을 제대로 아는 것이 중요하다. 피임은 원하지 않는 임신을 예방하기 위한 여러가지 방법들을 말하는데, 대표적으로 콘돔이나 질 외 사정하는 방법이 있다.

되도록 남성이나 여성 모두 콘돔 사용법을 제대로 숙지할 필요가 있다. 특히 제품의 상태를 정확히 확인하고 재사용은 절대 해서는 안된다. 질 외 사정 같은 경우 남성이 실수를 하거나 사정하기 전에 나오는 쿠퍼액 만으로 임신의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는 할 수 없기 때문에 완벽한 방법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석 원장은 “남성의 질 외 사정이나 여성의 생리주기를 이용한 방법으로 피임을 할 수 있지만, 확실한 방법은 콘돔을 사용하는 것”이라며 “젊은 나이부터 제대로 된 성교육을 받아 임신 했을 때의 책임감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한 순간의 잘못된 선택, 혹은 실수로 나중에 불임으로 고생하는 일이 없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