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IT·자동차 등 경기민감주 비중 높여
국민연금이 화학과 정보기술(IT) 업종에 대한 신규 투자를 대폭 늘렸다. 기존 보유 종목 중에서도 IT와 자동차 업종의 보유 지분을 늘리는 등 경기민감주 비중을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은 10일 5%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종목 중 지난해 4분기 지분율 변동이 있었던 101개 종목의 보유 내역을 공시했다. 국민연금은 3개월마다 지분율이 5% 이상인 종목의 변동 현황을 공개한다.

국민연금이 지난해 4분기 5% 이상 지분을 신규로 취득한 종목은 25개다. 국민연금은 화장품 업체 한국콜마의 지분 8.61%를 매입한 것을 비롯해 제닉(7.23%) 삼성정밀화학(5.34%) KCC(5.08%) 등 화학 업종을 대거 매수했다. 우주일렉트로닉스(8.37%) 이녹스(7.23%) 테라세미콘(6.28%) 유비벨록스(5.0%) 등 IT부품과 반도체 업종도 대규모로 매입했다.

기존 보유 종목 중에서는 대형 IT주와 자동차 및 부품주를 추가로 매수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10월 삼성전자 148만여주를 매수, 지분율을 5%에서 6%로 높인 것을 비롯해 LG전자(8.32%) LG디스플레이(6.05%) 등의 보유 비중을 확대했다. 국민연금이 삼성전자를 매수한 것은 2010년 4월 이후 처음이다.

이수페타시스(9.14%) 파트론(6.06%) 등 IT 부품 및 장비주의 지분율도 높아졌다. 아울러 기아차(7.04%) 한국타이어(7.16%) 만도(9.62%) 등 자동차 및 부품주를 추가로 매수했다.

22개 종목은 국민연금의 지분율이 낮아졌다. 국민연금은 동국제강을 5.12%에서 3.78%로 줄인 것을 비롯해 세아제강(6.52%) 휴스틸(3.99%) 등 철강주를 주로 매도했다. 모두투어 하나투어 신세계푸드 등 경기방어주 성격의 내수주 보유 비중도 축소했다. 김영준 SK증권 연구위원은 “국민연금이 음식료 등 경기방어주 비중을 낮추고 IT 자동차 등 경기민감주의 비중을 높이고 있다”며 “올해 추가 매수 여력은 최대 10조원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