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2.0 시대를 열어라.’

공급자 중심의 골프 환경을 수요자 중심으로 전환하려는 노력이 미국에서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27일(한국시간) 미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개막한 ‘2012 PGA 머천다이즈쇼’에서는 추락하는 골프산업을 되살리기 위한 ‘골프 2.0’에 대한 집중 논의가 벌어졌다.

‘골프 2.0’이란 인터넷에서 누구나 정보를 생산하고 공유할 수 있도록 한 사용자 참여 중심의 인터넷 환경을 뜻하는 ‘웹 2.0’에서 가져온 말이다. 골프가 지나치게 어려워지면서 더 이상 골프 인구가 증가하지 않는 현상을 타개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를 위해 누구나 골프를 쉽게 접하고 즐길 수 있는 새로운 ‘대안 골프’를 만들자는 것이 ‘골프 2.0’의 핵심 취지다. 미국에서는 2006년 이래 여성 23%, 젊은층 36%의 골프 인구가 줄어들었다.

‘골프 2.0’에 참여한 패널들은 기존 골프계의 주류다. ‘살아있는 전설’ 잭 니클라우스가 이날 기조연설을 했다. 니클라우스는 지난해 아마추어 골퍼를 위해 오하이오주 뮤어필드빌리지코스에 기존 홀 크기(직경 108㎜)의 2배에 가까운 200㎜짜리 홀을 갖춘 12개홀을 만들어 공개하기도 했다.

니클라우스는 “내 손주들도 더 이상 골프를 재미있어 하지 않는다. 공원에서 애들과 축구를 하거나 다른 운동을 더 좋아한다. 토요일 오전에 열리는 주니어 축구리그처럼 골프도 리그를 만들 수 없을까”라고 말했다.

미국프로골프협회(PGA)와 미국골프협회(USGA)도 ‘골프 2.0’에 적극적이다. 두 단체는 지난해 5월 ‘티를 앞으로(Tee it Forward)’라는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이는 골퍼들이 긴 코스에서 플레이하기보다 적합한 티에서 플레이하도록 돕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즉 거리가 짧은 남성 아마추어 골퍼는 ‘화이트티’를 고집하지 말고 ‘시니어티’나 ‘레이디티’에서 플레이해야 골프를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조 스테란카 PGA 회장은 “여성 골퍼들이 골프 게임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들을 위해 골프를 더 재미있고 친숙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 외에 마이크 데이비스 USGA 전무, 프랭크 산체스 주니어골프협회장, 켄 그리피 주니어 전 메이저리그 야구선수 등이 ‘골프 2.0’ 운동에 참여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