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유럽 각국 정상회의와 기업들의 실적 발표를 앞두고 소폭 상승했다.

9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지난주 종가보다 32.77포인트(0.27%) 오른 1만2392.69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2.89포인트(0.23%) 뛴 1280.70을 기록했으며 나스닥 종합지수는 2.34포인트(0.09%) 상승한 2676.56을 나타냈다.

본격적인 실적 시즌 개막을 앞두고 투자자들은 전반적으로 신중한 자세를 유지했다.

알루미늄 제조업체인 알코아는 지난 4분기에 주당 0.03달러 순손실을 기록, 전문가 예상에 부합하는 실적을 내놓았다. 매출액은 59억9000만달러로 예상치(57억달러)를 웃돌았다.

미국 경제지표는 개선세를 이어갔다. 이날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는 지난해 11월 미국의 소비자 신용이 203억달러를 기록, 지난 2001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70억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벨 에어 인베스트먼트 어드바이저스의 개리 플램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투자자들은 미국 경제에 대해 서서히 기대를 품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올해 시장도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에 놓여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미국 경제는 유럽 뿐 아니라 아시아와 다른 신흥국가들의 경제와도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다만 이런 비동조화 현상이 얼마나 더 이어질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고 지적했다.

반면 유럽은 여전히 불안한 모습을 나타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국)의 최대 경제 대국인 독일은 이날 지난해 11월 산업생산이 전월보다 0.6%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앞서 0.5%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던 전문가 예상치보다 큰 감소폭이다.

일각에서는 유로존이 올해에도 소매 판매 하락과 높은 실업률 등으로 인해 경기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다만 유럽 각국 정상들이 회의를 통해 재정위기 해결을 위해 노력 중이라는 점을 보여준 것은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이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회담을 갖고 신(新) 재정협약의 세부 조항에 대해 각 회원국이 협상을 조속히 마무리할 것을 촉구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재정협약의 조항에 대한 협상이 조속하게 마무리 되기를 희망한다"며 각국의 협약이 오는 3월 1일까지는 완료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종별로는 알코아가 실적 기대감에 2.89% 상승했다. IBM은 실적 추정치를 하향 조정의 여파로 0.52% 떨어졌다. 동영상 서비스 업체인 넷플릭스는 영국과 아일랜드에서 시작한 DVD렌탈 사업이 호조를 보인 덕에 13.78% 급등했다.

국제유가는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지난주 종가보다 25센트(0.3%) 떨어진 배럴당 101.3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