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임직원들이 유가증권 발행을 놓고 수 억원대의 뒷돈을 챙겨 검찰에 구속됐다.

서울 남부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최재호)는 11일 한양증권, 골든브릿지증권 등 4개 증권사 임직원들이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을 발행하고 이를 인수자에게 중계해준 댓가로 억대의 뒷돈을 챙긴 혐의(특정경제범죄처벌법 위반)로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골든브릿지증권 김모 전무(41) 는 지난 2009년 6월 코스닥에 상장된 모 기업의 BW 발행 위탁 업무를 진행하면서 1억원의 뒷돈을 챙겼다. 그는 이와 별도로 브로커 2명에게 8700만원을 건넨 혐의도 받고 있다. 한양증권 한모 이사(46)도 2006년부터 2010년 까지 비슷한 형태로 8억3000만원을 받아 챙기는 한편 한 상장회사로부터 유상증자와 전환사채 발행 신고가 수리될 수 있도록 금융감독기관에 청탁 해준다며 3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D증권 남모 부장(41)은 1억9800만원, 유진투자증권 전 직원 강모(32)씨도 1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경영·재무상태로 볼 때 정상적으로 자금을 끌어들이기 어려운 기업 관계자 등에게 뒷돈을 받고 BW등 증권을 발행하게 해줬다. 따라서 자금을 조달받은 부실기업이 도산할 가능성도 있으며 기관 투자자가 여차하면 자금을 회수해 주가가 폭락할 가능성도 매우 높은 셈이다. 이들 기업들이 망해 증권이 휴지로 변하면 개인투자자들은 속수무책으로 손해를 본 것으로 드러났다. 한 증권사 간부가 유상증자에 관여했던 상장기업이 불과 5개월 만에 상장폐지되기도 했다.

검찰은 증권회사 간부들이 속칭 ‘금융부띠끄’라는 금융브로커와 유착, 브로커가 자금 인수자를 물색해 주고 그 대가를 취득하는 공생 구조가 만연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남부지검 관계자는 “여의도에 개인적으로 임원이 돈 받고 자금조달을 돕는 일이 만연해있어 유사한 사건이 있는지 지켜보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