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전선 "구조조정 끝이 보인다"
대한전선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막바지 자산 매각에 주력하고 있다.

이 회사는 2009년 5월 하나은행과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맺은 뒤 지난해까지 3년간 2조6020억원의 비핵심 계열사 및 자산매각, 자본 확충을 이뤘고 올해도 자산 매각으로 6000억원에 가까운 자금을 확보할 계획이다. 추가적인 자본 확충도 추진하고 있다.

대한전선 관계자는 “비핵심 자산을 모두 매각하고 본업인 전선 사업에 대한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춰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추진해왔고 이제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었다”고 11일 말했다. 그는 “서울 시흥동 공장부지와 서초동 남부터미널 부지 등 3650억원 규모의 부동산 매각 본계약을 앞두고 있다”고 전했다.

대한전선은 그동안 이탈리아 전선업체 프리즈미안 등 투자자산 매각을 통해 1조758억원, 무주리조트 등 관계사 지분매각으로 4865억원, 부산 신호지구 등 부동산 매각으로 4113억원을 확보했다. 유상증자 및 상환전환우선주 발행 등 6284억원 규모의 자본 확충도 이뤘다. 매년 평균 8000억원에 달하는 유동성 확보를 통해 차입금을 줄이고 있다.

올 들어서도 선운산CC를 482억원에 매각했고 아프리카 콩고의 스탠다드텔레콤콩고 지분 408만주를 207억원에 팔았다.

주채권은행인 하나은행 측의 평가도 긍정적이다. 하나은행 고위 관계자는 “대한전선은 그동안 부동산 자산을 성공적으로 매각해왔고 우발채무도 더 이상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현재 추진 중인 자본 확충 이후엔 매년 발생하는 영업이익만으로 충분히 생존할 수 있는 모델”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한때 증권시장에서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설이 돌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대한전선은 재무개선약정 졸업을 위해 올해 추가적인 자산매각 외에 자본 확충을 추진 중이다. 지난 4일 공시를 통해 하나대투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해 다양한 유동성 방안 마련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증권가에서는 3000억원 정도의 유상증자가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자본 확충엔 여러 방법이 있지만 현재로선 증자가 가장 유력한 방안이고 성사 가능성도 높다”며 “증자를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쪽으로 대한전선과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채권단은 증자만 이뤄지면 차입금을 대폭 줄일 수 있어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갖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양귀애 대한전선 명예회장도 자본 확충을 지원하고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5일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회사주식 98만1000주를 장내매수하기도 했다. 총 매입금액은 30억3800만원이다.

대한전선은 그룹 전선 사업의 재편 작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모기업인 대한전선은 초고압케이블 중심의 전력케이블 분야에 주력하고, 자회사인 옵토매직은 통신케이블 분야로 전문화한 상태다. TEC리딩스는 특수선 분야로 특화할 예정이다.

김수언/조재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