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리지만 말고 다 해도 돼" 왕따 전문가 '트위터 상담' 인기
“정작 때리는 아이 부모는 인정을 안 하고 가볍게 보더라고요. (피해학생 부모에게) 하교할 때 (때리는) 아이 뒤를 아무 말 없이 따라다니라고 했어요. 2주 만에 해결. 소아정신과 의사로서 시킬 짓은 아니죠.”

서천석 행복한아이연구소장(@suhcs)이 최근 트위터에 남긴 글이다. 서 소장은 소개글에서 “트위터 상담은 곤란하다”고 선을 그었지만 상담 사례를 토대로 ‘왕따’ 피해 학생·학부모들이 실생활에 활용할 수 있는 ‘따끈따끈한’ 정보를 제공한다.

“다 죽여버리고 싶다”고 호소하는 ‘왕따’ 초등학생에게는 “사람만 때리지 않으면 다 해도 좋다”고 조언했다. “아이는 교실 유리창을 다 깨버렸어요. 꼴통이 되니 괴롭힘은 끝났습니다.” 동급생의 침묵과 교사의 방치로 ‘2차 피해’를 입은 ‘왕따’ 중학생에게는 “주머니에 MP3를 넣어 학교 내 상황을 모두 녹음하라”고 귀띔했다.

소아정신과 의사인 천근아 씨(@Dr_Cheon_Keunah)는 서 소장처럼 행동지침을 내리진 않는다. 대신 “관심을 받으려고 공격하는 만큼 그 연약한 내면을 보듬어야 한다” 등 가해 학생들의 심리 상태를 예리하게 분석한 글을 올린다.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자행되는 왕따에 분개하며 이렇게 트위터에서 조언을 아끼지 않는 전문가들이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활동하는 일종의 ‘소셜상담사’다. 거창하게 ‘온라인 상담실’을 차리는 대신 짤막한 글이 빠르게 유통되는 트위터의 특성에 맞게 경험에서 우러나온 단상을 글로 옮기는 방식을 택한다.

이들은 불특정 다수에게 글이 공개되는 트위터의 특성상 피해 학생 측이 적극 도움을 요청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했다. 만만찮은 영향력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올린 글의 리트위트(RT·재전송) 수가 적은 이유다. 팔로어(follower)가 4만3000여명인 서 소장의 트위터는 교육·소아정신과·아동발달·육아·심리학 등 5개 분야에서 영향력 1위다. 팔로어가 3만2000여명인 천씨의 트위터는 정신과 분야 영향력 1위다.

기존 청소년상담 단체에 대한 불신이 팽배한 점도 전문가들의 직·간접적인 ‘소셜상담’이 주목받는 이유다. 현재 청소년상담기관인 한국청소년상담원(@kyci_or_kr)·청소년폭력예방재단(@jikimnet korea) 등은 트위터 계정을 만들었지만 홈페이지·블로그 소식을 연동하거나 공지사항 등을 전하는 데 그치고 있다.

김선주 기자 sa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