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더블 싱글사회’로 불린다. 젊은층에는 미혼이 많고, 장년층에서는 ‘황혼이혼’이 증가한 현상을 빗댄 말이다. ‘외톨이 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이 갈수록 탄탄해지고 있는 셈이다.

일본 총무성이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0년 10월 말 기준 일본 독신가구 수는 1588만5000가구로 통계를 잡기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전체 가구의 30%를 넘어섰다. 부부 또는 자녀와 함께 사는 가족 가구의 비율(28.7%)보다 높다.

가장 큰 원인은 미혼인구의 증가다. 결혼적령기로 불리는 30대 전반 남자의 미혼율은 47.7%, 20대 후반 여성은 59.9%에 달한다. 법률혼(法律婚) 기준으로는 스웨덴과 프랑스에 이어 3위지만 상대적으로 동거혼이 적다는 점을 감안할 때 사실상 일본이 세계 최고라는 분석이다. 노처녀에 해당하는 35~39세 여성 가운데 미혼 비율도 21.9%로 아시아 지역에서 가장 높다.

연애 전선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국립 사회보장·인구문제연구소가 작년 말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18~34세 미혼 남성 가운데 ‘교제상대가 없다’고 대답한 비중은 61%에 달했다. 여성도 49%가 솔로라고 답했다. 2005년 조사 때보다 남성은 9%포인트, 여성은 5%포인트 높아졌다.

독신의 이유(복수응답)로는 18~24세 연령대에서는 남성의 47%와 여성의 41%가 ‘아직 젊기 때문’ 이라고 했고, 25~34세 연령대에서는 남성의 46%와 여성의 51%가 ‘적당한 상대가 없어서’라고 응답했다. 독신생활의 장점으로는 남녀 모두 ‘행동과 삶이 자유롭다’는 대답이 가장 많았다.

장년층에서도 싱글은 증가세다. 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이혼건수 중 동거기간이 20년 이상인 황혼이혼의 비중은 23.8%로 집계됐다. 1990년(5.2%)에 비해 네 배 이상 올랐다. 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독거노인도 가파른 증가세다. 일본인의 평균 수명은 남성이 80세로 세계 4위, 여성은 84세로 세계 1위다.

이우광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독신세대는 가족 부양에 대한 부담이 없어 소비의욕이 왕성하다”며 “싱글산업은 갈수록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도쿄=안재석 특파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