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광둥(廣東)성이 그동안 도시 호구를 받지 못해 각종 차별에 시달렸던 농민공 88만여명에게 도시 호구를 부여하기로 했다고 문회보(文匯報) 등 홍콩 언론이 14일 보도했다.

주샤오단(朱小丹) 광둥성 대리성장은 전날 광저우(廣州)에서 개막한 광둥성 인민대회 업무보고를 통해 올해 숙련기술자 자격을 갖춘 농민공 88만3천명에게 도시 호구를 부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왕양(王洋) 광둥성 당서기도 이 계획을 지지했다.

왕 서기는 주 대리성장의 업무 보고 이후 열린 인민대표들과의 집단 토론에서 "이 정책은 농민공들이 사회에 통합될 수 있다는 희망 속에 기술을 익히도록 해 사회 안정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정책이 광둥성에 있는 전체 농민공 3천만명에게 도시에서 정착할 수 있다는 꿈을 심어주고 그들이 올바로 행동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왕 서기는 또 노동력의 삶의 질 향상이 경쟁력 강화의 열쇠인 만큼 이번 도시 호구 부여로 주장 삼각주 지역이 양쯔(揚子) 삼각주 지역과 경쟁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광둥성은 이 밖에도 추가로 농민공 40만명에게 작업장에서 다칠 경우에 대비해 보험을 제공하는 한편 농민공 1만명이 대학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후원할 예정이다.

고향 농촌을 떠나 도시에서 일하는 농민공들은 저임 노동력을 제공하며 중국의 경제발전에 크게 이바지했지만 그 동안 도시 호구를 부여받지 못해 임금이나 일상생활, 사회 보장 등에서 차별을 받아왔다.

이 때문에 농민공들은 도시의 기층민으로 살아가면서 이들을 외지인 취급하는 주민들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

광둥성은 앞으로 매체나 각 사회단체에 '농민공'이란 용어를 쓰지 말라는 지침을 내려 보내기로 하는 등 차별적 의미를 내포한 농민공이란 용어를 폐지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홍콩연합뉴스) 황희경 특파원 zitro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