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송출 중단, "수신료 내고도 못 보는 불편한 진실"
케이블TV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들이 KBS 2TV에 대한 방송신호 송출을 중단하면서 시청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케이블TV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16일 서울 광화문 방송통신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날 오후 3시부터 KBS 2TV의 표준화질(SD)과 고화질(HD) 신호 송출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SO인 CJ헬로비전의 한 관계자는 "지상파와 협상이 진척되지 않아 고객들은 KBS 2TV 시청이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케이블 TV에 가입한 1500만 가구 시청자들은 KBS 2TV의 시청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번 송출 중단에 따라 직접 수신 방식으로 KBS 2TV를 볼 수 있지만, 난시청으로 직접 수신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시민들은 이날 오후부터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한 시민은 "수신료 내고도 TV도 못 보는 불편한 진실"이라고 비난했다. "케이블 재전송 KBS2 안 보고 만다" 며 "시청자들의 소중함을 왜 몰랐을까"라는
우려를 제기하는 의견도 있었다.

방송 송출 중단 사태의 불똥은 KBS 수신료로 튀고 있다. KBS의 시청자 상담 게시판에는 "안 볼테니까 TV 수신료 받아만 가봐" "이번달 수신료 나오면 고발합니다" "방송 중단…. 수신료 받지 마" 등 수신료를 지불하고도 프로그램을 볼 수 없는 시청자들의 불만이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SO들은 2007년 이후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 3사와 재송신 대가를 놓고 갈등을 빚어 왔다. 지난해 11월28일에도 8일간 지상파 3사의 HD 방송을 중단한 바 있다. 그러나 HD와 SD를 모두 중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법원은 지난해 10월 SO인 CJ헬로비전에 지상파 방송 재송신을 중단하라는 간접 강제 결정을 내렸다. SO들과 지상파 3사는 재송신 대가 산정을 놓고 협상을 벌여왔다. 하지만 지상파 방송사들의 가입자당 요금(CPS) 280원과 SO들이 요구한 100원 사이의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는 상태다.

한경닷컴 박은아 기자 snow@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