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물가 하락속 완만한 성장…당분간 돈 안 풀 듯
중국이 17일 예상보다 호전된 거시지표를 발표에 힘입어 상하이종합지수는 4% 가까이 급등했다. 시장이 기대했던 지급준비율 인하나 화폐공급량 확대 등의 정부 조치가 미뤄질 공산이 커졌다.

중국, 물가 하락속 완만한 성장…당분간 돈 안 풀 듯
당초 일부에서는 이르면 이번주에 정부가 지준율을 0.5~1%포인트 내릴 것으로 전망했었다. 지난 12일 발표된 12월 중국의 소비자물가상승률은 4.1%로 전달의 4.2%에 비해 소폭 내렸다. 반면 춘제(春節·설)를 앞두고 자금난을 호소하는 기업이 늘면서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실어줬다.

그러나 거시지표가 예상보다 안정적으로 나타나 정부는 당분간 관망적인 자세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차오웨이둥(曹偉東) 롄쉰증권 부총재는 “1분기에 성장률이 8% 밑으로 떨어질 조짐을 보여야 정부가 통화정책을 완화할 것”이라며 “그러나 지금은 그럴 확률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물가도 여전히 변수다. 비록 지난달에도 물가상승률이 하향 추세를 보였지만 최근 채소가격이 급등하면서 예상보다 둔화세가 완만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물가 수준도 정부의 목표치인 4%보다 여전히 높다. 따라서 지금 시점에서 돈을 풀 경우 성장보다는 물가를 자극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줘샤오레이 인허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통화팽창 압력이 크고 부동산 거품도 꺼지지 않았다”며 “지금 상황에서 긴축을 완화하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중국정부는 지난해 11월 말 지준율을 0.5%포인트 내렸지만 여전히 긴축의 고삐를 풀지 않고 있다. 지난해 12월 중국의 총통화(M2)는 13.6% 증가하는 데 그쳐 정부 목표치인 16%를 크게 밑돌았다. 지난해 1년간 위안화 신규대출도 7조4700억위안으로 2010년에 비해 3910억위안 줄었다. 인민은행 통화정책위원인 리다오쿠이 칭화대 교수는 “중국 당국이 당분간 긴축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며 “이는 경제의 구조조정을 위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베이징=김태완 특파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