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락하던 산지 소값이 큰 폭으로 반등했다. 수송아지는 올 들어 23% 뛰었다. 정부가 밝힌 ‘한우 암소 20만마리 조기 도태’ 등의 방침이 시장의 불안감을 어느 정도 해소했다는 분석이다.

◆반등하는 산지 소값

산지 송아지값 열흘새 27% 올라
태어난 지 4~5개월 된 한우 암송아지는 작년 4월만 해도 200만원 선에서 거래됐다. 그러나 작년 3분기 한우 사육두수가 적정량보다 20%나 많은 300만마리를 돌파하면서 암송아지 가격은 급락했다. 작년 말 70만원대로 떨어진 데 이어 지난 5일(69만8000원)엔 70만원 선마저 무너졌다.

그랬던 암송아지 가격이 최근 열흘간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 농협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16일 암송아지의 산지 평균가격은 89만2000원으로 올 들어 17.1%, 바닥권이던 열흘 전에 비해선 27% 이상 올랐다. 2년 가까이 지난 뒤 바로 우시장에 나오는 수송아지 가격은 반등폭이 더 크다. 4~5개월짜리 한 마리 가격은 138만3000원으로 올 들어 23.7% 뛰었다. 작년 11월 하순 수준으로 올라간 것이다.

조기태 농협 축산직거래사업팀장은 “한우 암소 20만마리를 2년 내 도태시켜 전체 사육두수를 줄이고 한우 소비를 늘리기 위해 한우 군납을 추진하겠다는 정부의 방침이 불안심리를 해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 팀장은 “빨라도 2년 뒤에나 상품성을 갖게 되는 송아지 가격은 축산시장 참가자들이 향후 시장을 어떻게 전망하는지를 알 수 있는 잣대”라며 “비관적이던 시각이 일부 완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설 특수에 소고기값도 상승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16일 전국 주요 도매시장에서 거래된 한우 1 경락가격은 1만3721원(3등급 이상 평균가격)으로 최근 1주일 새 8.9% 올랐다. 올 들어 상승률은 13.3%에 이른다.

큰 한우(600 내외) 한 마리 가격도 작년 말 433만6000원에서 491만5000원으로 올랐다. 작년 1월 500만원대에서 거래됐던 큰 한우 가격은 지난달 26일 400만원 초반까지 떨어졌었다.

소고기값의 강세는 설 대목 특수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정주성 축산유통연구소장은 “한우 값이 싸졌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설 특수가 살아난 것이 최근 가격 상승의 요인”이라고 말했다. 농협과 주요 유통업체들이 한우를 주력 선물 품목으로 내세우고 있는 것도 소고기값을 떠받치는 배경이라고 덧붙였다.

이마트는 지난 16일까지 한우 선물세트 매출이 작년 설에 비해 17.5% 늘어났다고 밝혔다. 사과(매출증가율 0.9%) 배(5.5%) 굴비(2.3%) 등에 비해 크게 증가한 것이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