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총선 출마예정자, "SNS로 공략하라"
지난해 12월 4월 총선 예비후보로 등록한 50대 초반의 A후보는 최근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통한 공략법을 배우느라 틈만 나면 스마트폰을 만진다.

일찍 정치권에 발을 들여놓은 A후보는 예전부터 페이스북으로 지인들과 소통하면서 'SNS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자신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나도 SNS를 하고 있다'는 정도로는 안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한 선거운동이 오는 4월 총선의 최대 변수로 떠오르면서 출마 예정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틀에 박힌 캐치프레이즈나 현수막, 노래 가사를 바꾼 로고송만으로는 더 이상 유권자들의 표심을 얻을 수 없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아직 각 정당의 공천이 마무리되지 않아 노골적인 움직임은 드러나지 않지만 새내기 정치인을 중심으로 ‘소리 없는 SNS 전초전’이 조금씩 감지되고 있다.

대구시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온라인선거운동 허용 발표 이후 SNS 관련 문의가 조금씩 늘고 있다"며 "각정당의 공천이 윤곽을 드러내고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되면 바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현역의원 25% 공천 배제' 등 한나라당의 정치권 '물갈이론'이 거론되면서 지역구 현역 의원들도 서둘러 '모바일 선거전'으로 눈을 돌리는 모습이다.

공천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해지자 길거리에서 유권자를 만나야 될 후보자들이 공천작업에 매달리는 한편 서둘러 온라인 선거전을 준비하려는 것이다.

한 현역 의원은 "'나도 블로그와 트위터, 페이스북을 하고 있다'는 인상을 심어줘 공천경쟁에서 가산점을 받고, 부족한 시간을 쪼개 온라인으로 유권자와 소통하려는 동료 의원이 부쩍 많아졌다"고 전했다.

상대 후보의 비방이나 허위사실 유포가 아닐 경우에는 제3자의 온라인 선거홍보 대행이 가능해지면서 홍보대행업체에도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스마트폰이나 블로그 운영 등에 익숙치 않은 후보들이 전문 업체에 SNS 홍보를 맡기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17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현재까지 등록한 대구·경북지역 예비후보자 138명 가운데 72% 가량인 95명이 50대 이상이다.

하지만 총선을 앞두고 '떴다방'처럼 선거철에 잠시 영업을 하는 정치컨설팅 업체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기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무엇보다 온라인 선거 홍보의 기획, 제작 등을 홍보기획(대행)사에서 주도적으로 할 경우 ‘유사기관이나 사조직 선거운동’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에 선거법을 준수하는 업체를 잘 선택해야 한다.

대구·경북지역 전문 미디어 홍보 대행기업인 ㈜뉴스원 최재용 대표는 "제한된 시간과 비용, 인력으로 유권자들에게 감동을 전하는 것이 선거의 승패를 가른다"며 "블로그, 트위터 등을 개설해놓고 치적이나 자랑거리로 채우는 것이 아니라 열심히 발로 뛰고 일하는 모습을 제대로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구=김덕용 기자 kim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