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이 윈저 조니워커 등 유명 위스키를 수입·판매하는 국내 양주업계 1위 업체 디아지오코리아에 지난해 2167억원의 세금을 부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2009년 동일한 사안으로 디아지오코리아에 1940억원을 부과했던 것에 이어 두 번째다. 관세청이 단일 회사에 부과한 규모로는 사상 최대다.

하지만 추징금 부과가 실제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서울행정법원은 작년 10월 말 디아지오의 ‘세금부과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였고, 이에 대해 서울세관이 항고한 것을 서울고등법원이 기각했기 때문이다. 서울세관은 대법원에 이의를 제기해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쟁점은 디아지오코리아가 영국 본사에서 들여온 위스키 관세를 납부할 때 신고한 가격이다. 관세청은 제조원가를 적용해 경쟁업체보다 현저히 낮은 수입가격을 신고해 관세를 포탈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디아지오코리아는 “법적 판단이 아직 끝나지 않은 사안을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도 수입가격 산정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관세청이 디아지오코리아에 탈세 혐의를 둔 것은 2007년 8월이다. 2004년 디아지오코리아 심사를 담당했던 관세청 직원이 1억원의 뇌물을 받은 사실이 적발된 것이 계기였다. 서울세관은 재심사에 들어갔고 세금을 포탈했다는 이유로 1940억원의 추징금을 2009년 매겼다. 디아지오는 1차 추징금을 낸 뒤 관세청과 소송을 벌이고 있다.

두 번째 추징금을 부과한 것은 작년 9월28일이다. 관세청 서울세관이 과세전 적부심사위원회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 과세전적부심사는 과세당국이 납세자에게 미리 세금부과 사실을 알려주고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제도다.

2차 추징금은 2008년 3월부터 2010년 10월까지 주력제품인 윈저위스키를 수입하는 과정에서 수입가격을 낮게 신고해 거액의 관세를 누락했다는 혐의로 부과됐다. 다만 디아지오 행위가 고의성이 없다고 판단해 관세법 위반에 따른 고발 등의 조처는 하지 않았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