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과 함께] 김조원 경남과기대 총장 "청년 창업, 깨지는 걸 두려워 말아야죠"
“경남 진주는 우리나라 경제를 일으킨 경영자의 산실이었죠. LG와 GS그룹의 전신인 럭키금성 창업주 고(故) 구인회 명예회장의 포목상도 진주 중앙시장에서 시작됐죠. 그래서 그런지 신입생 중 대부분이 꿈이 뭐냐고 물으면 ‘사업이요’라고 거침없이 말하곤 합니다. 작지만 강한, 가치창조 대학으로 세계인을 상대로 경쟁해 나갈 것입니다.”

김조원 경남과학기술대 총장은 진주의 자랑거리를 묻는 질문에 ‘창업정신’을 강조했다. 그도 그럴 것이 재계에는 ‘진주’ 출신 인재가 수두룩하다. 강영중 대교그룹 회장, 박원배 전 한화석유화학 부회장, 김수필 전 SKC 부회장 등이 그들이다.

경남과기대는 지난해 개교 100주년을 맞아 진주산업대에서 이름을 바꿨다. 김 총장을 만나 대학 경쟁력과 청년창업에 대한 그의 생각을 들어봤다.

▶청년 창업의 핵심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요즘 젊은 친구들은 도전의식이 부족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우리 사회가 과연 그들에게 도전할 기회와 환경을 만들어 준 적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창업의 핵심은 ‘깨지는 걸 두려워하지 말자’는 것입니다. 깨지는 게 두려워 도전하지 않는다면 그 어떤 새로운 것도 얻을 수 없어요.”

▶창업과 관련된 지원 프로그램은.

“우리 대학은 2005년부터 중소기업청 지원사업으로 창업대학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124명의 창업학석사를 배출했습니다. 창업전문 인력을 발굴·육성해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창업 활성화와 성공률을 획기적으로 높여주는 THE(Triangle Horn Entrepreneurship)와 I-USB(Initiative for University Start-up Bridge Financing) 등의 제도는 재학생과 졸업생은 물론 중·고등학생과 일반인에게까지 주목받고 있습니다. 교수와 학생들이 창업과 기업가정신, 도전의식 등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체험 활동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최근 산업대학에서 일반대학으로 학제가 전환됐는데 구체적인 성과는 무엇입니까.

“경남과기대는 지난해 3월 진주산업대라는 옛 이름을 버리고 새롭게 태어났습니다. 새로운 100년을 맞이할 초석을 만든 셈이죠. 국립대 자격은 유지하고 일반대학의 자격을 획득했기 때문에 그간 제한적으로 추진하던 정부 재정사업과 연구프로젝트 등에 적극 뛰어들었습니다. 이를 통해 최근 확보한 재정만 650여억원에 이릅니다. 또 2단계 산학협력중심대학사업 선정, 중점연구소지원사업 선정 등을 통해 산학협력 활동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습니다.”

▶임기 2년이 지났는데 기억에 남는 일은.

“부임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 일입니다. 총장실로 날아든 몇 장의 쪽지를 보고 충격을 금할 수 없었죠. 신입생들이 건의사항이라며 적어 보낸 메모였는데 ‘모기 약 좀 사주세요’라고 적혀 있더군요. 이게 무슨 말인가 싶었습니다. 1970~80년대에나 나올 법한 ‘방역’ 얘기가 2000년대를 살고 있는 ‘대학 캠퍼스’에서 나오다니요. 바로 다음날 교직원과 교수들을 한자리에 모으고 약속했습니다. 관계부처를 수도 없이 방문한 끝에 특별예산을 편성받아 효율성과 특화된 교육과정 등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캠퍼스 공간계획을 수립했습니다. 이제 모기 때문에 수업시간에 집중하지 못하는 일은 없어졌어요.”

▶향후 계획은 무엇입니까.

“우리학교는 지난 100년간 농업전문 교육에 뿌리를 둔 동ㆍ식물 분야에 특화해왔습니다. 향후 농업과 과학을 접목한 생명과학전자, 생명과학기계 등을 특성화해 경쟁력 우위를 점해 나갈 것입니다. 또 도전의식과 기업가정신을 함양시킬 수 있는 다양한 산학프로그램을 개발해 지역과 국가의 모범이 될 수 있는 ‘청년 기업인’ 양성에 힘쓸 계획입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