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도급순위 50위권 업체인 동아건설이 사우디아라이비아에서 총 5000억원 규모의 건설공사를 따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동아건설은 최근 지난해 9월 사우디아라비아 국방부(Ministry Defense of Saudi Arabia)가 발주한 4억 4000만달러(약 5000억원) 규모의 ‘지잔시(Jizan City) 군부대 주거시설 공사’의 시공을 담당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동아건설은 지난해 9월 임원진을 포함, 4명의 현지조사단을 현지에 파견해 사업성을 점검한 뒤 MOU를 체결했다. 10월 말에는 기술팀(견적, 단가 등 조사) 및 법무팀(지사설립 검토) 등을 추가로 파견했다. 본계약은 현지법인이 설립된 이후인 오는 3월 중으로 예정돼 있다.

이번에 동아건설이 진행하는 공사는 군부대 주거시설 구축사업이다. 대지면적은 140만평 수준으로 알려졌다. 오피스·빌라· 교육시설·종교시설 등을 포함해 수백여개의 건물(200여동, 70여개 부속건물)을 건설할 예정이다. 사업기간은 현장인수일로부터 1080일(약 3년)이다.

이번 딜은 국내 에이전트인 사코파트너스(Saco Partners, 대표 조성학)의 주도하에 이뤄졌다. 사코파트너스는 사우디아라비아 현지 유력그룹인 탄해트(Tan hat), 와프(Waf), 네스마(Nesma) 등과 스폰서 관계를 확보한 회사다. 사코파트너스는 현지 스폰서인 A그룹과 사우디아라비아 국방부가 발주한 대규모 공사의 시공사를 찾는 과정에서 국내 건설사 동아건설을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아건설은 70~80년대 사우디아라비아를 포함한 중동 지역에서 다수의 공사를 진행했다. 건설공사 부문도 다양하다. 이 영향으로 해외 인지도가 상당히 높은 편이다. 사코파트너스가 동아건설로부터 사업참여의향서(LOI)를 받아 발주처에 전달했을 때도 현지에서의 반응이 호의적이었다는 후문이다.

사코파트너스의 핵심인력들은 사우디아라비아 현지 지도층 및 유명그룹 등과 상당한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성학 대표는 사우디아라비아 현지 에이전트인 코미(Komee)의 노원오 대표와 수년전부터 현지 시장을 함께 개척한 사이다.

코미는 지난해 초 사우디아라비아 민간통신회사 ITC(Intergrated Telecom Company)로부터 10억달러 규모(총 4단계)의 ‘전역 광케이블망 구축사업’을 수주했다. 오는 3월 1단계공사에 돌입할 예정이다. 2011년 8월 코미, 사파(Safa, 현지 투자회사), ITC 등 3개 회사는 3자 계약을 체결했으며 1·2단계 공사금 4억달러는 코미측 에스크로 계좌에 유치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사코파트너스는 자신들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국내 대형 건설사 회장들도 만나기 어려운 현지 왕족·고위공무원·그룹회장 등과 직접적으로 비즈니스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사우디아라비아의 국가특성 상 이런 루트를 통해 확보하는 딜이 많이 나올 수밖에 없으며 앞으로 국내 건설사들의 이목은 여기에 집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재무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동아건설이 이번 대형 수주를 통해 탈출구를 마련할 수 있을 지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동혁 기자 otto8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