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방으로 근본치료

심한 어지럼증? '메니에르병' 의심
지속적인 어지럼증에 괴로워하던 한모씨(34·여)는 몇주 전부터 철분제를 복용했다. 단순한 빈혈증상이라 생각했기에 금방 나아질 것으로 믿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어지럼증이 더 심해지더니 어느 순간 갑자기 한쪽 귀가 먹먹해지면서 식은땀이 자주 흘렀다.

한씨는 통증을 참다 못해 최근 병원을 찾아갔는데, 별 것 아니라고 생각했던 어지럼증이 ‘메니에르병’이라는 진단결과로 나왔다. 어지럼증은 살면서 누구나 몇 번은 경험하게 되는 증상이지만 한씨처럼 지속적으로 어지럼증을 호소하거나 속이 메슥거리며 식은 땀이 날 정도라면 ‘메니에르병’을 의심해봐야 한다.

‘메니에르병’의 증상은 귀에서 뇌로 소리가 전달되는 경로 중 내이의 청신경과 평형감각기능을 조절하는 전정신경에 이상이 생겨서 발생한다. 최근 들어 이 질환의 발생률이 높아지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최근 5년 동안 메니에르병 환자는 5만 3000명에서 7만 6000명으로 43.7% 급증했다.

‘메니에르병’의 발생률은 여성 환자가 남성보다 2.5배 많다. 40대 이상 환자가 전체의 80%를 차지한다. 최근에는 20·30대 젊은 환자도 많아지는 추세다.

하미경 하성한의원 원장은 “일반적으로 양방에서는 메니에르 환자의 치료를 위해 저염식의 식이요법이나 이뇨제 복용 등의 약물치료 혹은 수술 등을 시도하지만 일시적인 증상완화를 넘어 근본적인 뚜렷한 치료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하지만 한방은 유기체적인 질병관을 바탕으로 치료가 이뤄지기 때문에 완치에 성공한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메니에르병’의 한방치료는 우선 맥진과 함께 오행사상 체질분석으로 시작한다. 그 후 오링 테스트를 통한 정확한 장부의 변증과 체질을 감별해 한방약물을 투여한다. 이어 와우신경(청각신경)과 전정신경(평형신경)에 관련된 척추신경(C1~C4) 주위를 약침으로 조절, 현기증을 진정시키고 예풍, 천용, 완골 등 이명 난청에 유호한 경헐점을 찾아 기혈순환을 촉진시킨다.

‘메니에르병’의 한방 치료는 턱관절과 경추의 구조적인 불균형을 한방 추나요법과 수기치료를 통해 교정하고 재발을 막는 한편 근본치료를 진행한다. 환자의 어지럼증이 급성인 경우라면 3~4회의 침 치료만으로도 안정이 된다. 반면 만성적인 경과 시에는 2~3개월의 약물치료와 침, 교정치료 등을 통해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치료가 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주의사항을 지켜야한다. 이 때 중요한 것은 평소 생활습관이다. 메니에르병은 생활습관이 원인이 되어 발병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생활 관리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짠 음식을 피하고 술, 담배, 카페인을 삼가며 과로와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