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세상 보는 렌즈가 된 구글, 당신은 뭘 얻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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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링은 알고 싶은 정보 왜곡 이익 추구하는 기업일뿐…
구글의 배신
시바 바이디야나단 지음
황희창 옮김
브레인스토어
360쪽 │ 1만5800원
구글의 배신
시바 바이디야나단 지음
황희창 옮김
브레인스토어
360쪽 │ 1만5800원
1998년 검색엔진 서비스로 시작한 구글은 인터넷 제국으로 군림하며 정보기술(IT) 업계에서 막강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 미국에서 구글은 ‘검색하다’를 뜻하는 동사로 쓰인 지 오래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통해 모바일 시장의 강자가 됐고, 소프트웨어 콘텐츠 하드웨어 시장까지 속속 장악하고 있다. 모든 것의 ‘구글화(googlization)’가 진행되면서 구글의 영향력 확산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구글을 통해 얻은 것은 무엇이고 잃은 것은 무엇일까.
《구글의 배신》은 이 같은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미국 버지니아대에서 미디어와 법을 가르치는 저자는 지나치게 비대해진 구글의 영향력을 경고하며, 냉정한 눈으로 바라볼 것을 주문한다. 저자는 구글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서는 우선 사람들이 구글의 고객이 아니라 상품이라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고 말한다. 사람들이 구글로부터 웹 검색, 이메일, 유튜브 비디오 등을 얻는 대신 구글은 사람들의 웹 검색 기록을 이용해 광고 매출을 올린다. 우리의 욕망, 집착, 편애, 선호 등은 구글이 광고주들에게 파는 상품이 된다.
구글의 검색 결과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정확하고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믿음도 잘못된 것이라고 설명한다. 구글이 세상을 보는 렌즈가 돼가고 있지만 정작 사람들이 진실하고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들을 반영하기보다 오히려 왜곡시킨다는 것이다. 이는 구글이 정보를 모으고 순위를 매기고, 정보를 보여주는 알고리즘에서 나타난다. 정확성보다는 인기를, 새로운 사이트보다는 기존 사이트를, 유동적이고 다면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외형보다는 대략적인 순위에 가치를 더 두는 구글 알고리즘은 사람들의 문화나 생각의 세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구글은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는 일련의 도구를 제공하면서 이익을 추구하는, 공공연히 장사를 하는 기업일 뿐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구글은 중립적인 도구가 아니며, 단기간의 이익에 맞춰 행동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중요한 건 구글이 변하고 있다는 점. 끊임없이 새로운 사업을 벌이고, 새로운 적이 되거나 위협이 되기도 한다. 최근엔 모토로라를 인수해 휴대폰 제조업에 뛰어들면서 구글과 협력해 온 기업들을 긴장시켰다.
저자는 구글이 여러 면에서 위험하다고 주장한다. 구글이 새로 진입하는 거의 모든 시장이나 활동 분야에 분열을 조장하고 지장을 주기 때문이다. 구글의 존재는 잠재적 경쟁자들이 혁신이나 투자하는 것을 꺼리게 만들고 다른 대안들을 몰아낸다. 구글이 쉽고 강력하기 때문에, 또 싸고 편리하게 일을 처리하기 때문에 더 잘할 수 있는 기회들을 놓치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점점 더 구글을 무비판적으로 신뢰하고 의존하는 것은 더욱 큰 위험 요소다. 구글의 영향력이 꽤 강력하고 사용자들은 거의 무료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큰 반감은 없다. 구글이 삶을 더 윤택하게 하고, 세상을 가깝게 만드는 것을 봐왔기 때문에 사람들은 낙관적으로 구글을 받아들였을 때 드는 비용이나 위험성, 장기적 영향에 대해 심각하게 고려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저자는 “매출을 올리기 위해 구글의 정책은 당연히 검색보다는 소비, 지식보다는 쇼핑에 더 특혜를 주는 시스템으로 변화할 것”이라며 “2020년의 구글은 2010년의 구글과는 다를 수밖에 없다”고 전망한다. 그는 “구글이 소중한 문화적·과학적 자원들의 관리인이 될 거라 믿어서는 안 된다”며 글로벌 지식 생태계와 공론장을 설립하는 ‘인간 지식 프로젝트’를 제안한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
《구글의 배신》은 이 같은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미국 버지니아대에서 미디어와 법을 가르치는 저자는 지나치게 비대해진 구글의 영향력을 경고하며, 냉정한 눈으로 바라볼 것을 주문한다. 저자는 구글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서는 우선 사람들이 구글의 고객이 아니라 상품이라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고 말한다. 사람들이 구글로부터 웹 검색, 이메일, 유튜브 비디오 등을 얻는 대신 구글은 사람들의 웹 검색 기록을 이용해 광고 매출을 올린다. 우리의 욕망, 집착, 편애, 선호 등은 구글이 광고주들에게 파는 상품이 된다.
구글의 검색 결과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정확하고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믿음도 잘못된 것이라고 설명한다. 구글이 세상을 보는 렌즈가 돼가고 있지만 정작 사람들이 진실하고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들을 반영하기보다 오히려 왜곡시킨다는 것이다. 이는 구글이 정보를 모으고 순위를 매기고, 정보를 보여주는 알고리즘에서 나타난다. 정확성보다는 인기를, 새로운 사이트보다는 기존 사이트를, 유동적이고 다면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외형보다는 대략적인 순위에 가치를 더 두는 구글 알고리즘은 사람들의 문화나 생각의 세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구글은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는 일련의 도구를 제공하면서 이익을 추구하는, 공공연히 장사를 하는 기업일 뿐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구글은 중립적인 도구가 아니며, 단기간의 이익에 맞춰 행동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중요한 건 구글이 변하고 있다는 점. 끊임없이 새로운 사업을 벌이고, 새로운 적이 되거나 위협이 되기도 한다. 최근엔 모토로라를 인수해 휴대폰 제조업에 뛰어들면서 구글과 협력해 온 기업들을 긴장시켰다.
저자는 구글이 여러 면에서 위험하다고 주장한다. 구글이 새로 진입하는 거의 모든 시장이나 활동 분야에 분열을 조장하고 지장을 주기 때문이다. 구글의 존재는 잠재적 경쟁자들이 혁신이나 투자하는 것을 꺼리게 만들고 다른 대안들을 몰아낸다. 구글이 쉽고 강력하기 때문에, 또 싸고 편리하게 일을 처리하기 때문에 더 잘할 수 있는 기회들을 놓치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점점 더 구글을 무비판적으로 신뢰하고 의존하는 것은 더욱 큰 위험 요소다. 구글의 영향력이 꽤 강력하고 사용자들은 거의 무료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큰 반감은 없다. 구글이 삶을 더 윤택하게 하고, 세상을 가깝게 만드는 것을 봐왔기 때문에 사람들은 낙관적으로 구글을 받아들였을 때 드는 비용이나 위험성, 장기적 영향에 대해 심각하게 고려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저자는 “매출을 올리기 위해 구글의 정책은 당연히 검색보다는 소비, 지식보다는 쇼핑에 더 특혜를 주는 시스템으로 변화할 것”이라며 “2020년의 구글은 2010년의 구글과는 다를 수밖에 없다”고 전망한다. 그는 “구글이 소중한 문화적·과학적 자원들의 관리인이 될 거라 믿어서는 안 된다”며 글로벌 지식 생태계와 공론장을 설립하는 ‘인간 지식 프로젝트’를 제안한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