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부러진 화살' 트위터에서 시끌
“부러진 화살은 김명호 교수의 주장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영화가 아닙니다. 재판 기록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영화입니다. 인정하고 싶지 않은 진실도 받아들일 줄 알아야 보수입니다.” (@welovehani·허재현 한겨레 기자)

“개그는 개그로 듣고, 영화는 영화로 보세요. 굳이 픽션으로 팩트를 잠식시키려 드는 이들의 ‘의지’는 한번 의심해 볼 필요가 있죠. 그 의지는 별로 떳떳한 게 아닐 겁니다.”(@unheim·진중권)

18일 개봉한 영화 ‘부러진 화살’이 트위터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김명호 전 성균관대 교수(55)의 석궁 테러사건을 다룬 이 영화는 ‘제2의 도가니’가 될지 관심을 받고 있다. 영화는 김 전 교수가 2007년 1월 교수지위 확인소송 항소심에서 패소하자 3일 후 재판장이었던 박홍우 당시 부장판사를 석궁으로 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사건을 소재로 만들었다. 김 전 교수는 살인미수 혐의로 징역 4년형이 확정돼 지난해 1월 만기 출소했다.

정지영 감독은 “90%의 실화를 바탕으로 10%의 허구를 가미했다”고 개봉 전 인터뷰를 통해 밝힌 바 있지만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허구인지 불분명한 상황. 이미 트위터와 블로그 등 인터넷에서는 사건을 맡았던 판사들과 법원에 대한 시비가 불붙고 있다.

트위터 이용자들은 “사법부의 엉터리 판결” “제 식구 감싸기의 전형”이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김 전 교수의 교수 지위 확인소송 항소심에서 주심을 맡았던 이정렬 창원지법 부장판사(43)도 구설에 올랐다. 논란이 거세지면서 박훈 변호사는 지난 16일 자신의 블로그에 실제 재판의 속기록을 올리기도 했다.

한편 “내용 전개상 감독의 상상력이 가미되고 교수의 입장에서 만든 영화이니 무턱대고 전체를 믿으면 안 된다” “마치 100% 실화인 양 홍보 마케팅을 펼치는 영화사의 태도도 문제가 있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대법원도 이 영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법원 공보관실은 이달 초 석궁 테러사건의 쟁점사항들을 정리한 해명 자료를 각 법원 공보관에게 배포했다. 영화가 김 전 교수 측 입장에서 재구성돼 관객들을 호도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대법원 관계자는 “‘부러진 화살’이라는 제목 자체가 ‘증거가 조작됐다’는 김 전 교수의 주장을 대변하는 것”이라며 “관객들이 영화만으로 실제 사건을 잘못 판단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