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헤지펀드 설정액이 한 달 만에 1200억원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헤지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기대에 못 미치는 건 사실이지만 삼성생명, 공제조합 등 기관투자가들로 투자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9개 자산운용사 헤지펀드 설정액은 지난달 23일 1500억원에서 18일 기준 2701억원으로 1201억원 증가했다. 작년 말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계열사인 삼성자산운용 헤지펀드에 각각 200억원과 100억원을 투자했다. 종잣돈(시드머니)에서는 빠졌지만 설정 후 초기 투자자금(앵커자금)으로 넣은 것이다. 한 공제조합도 작년 말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의 헤지펀드에 100억원을 맡겼다. 공공기관 성격의 자금이 처음으로 투자됐다는 데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이 밖에 삼성자산운용은 올 들어 계열 삼성증권을 통해 개인 투자자금을 유치했다. 개인은 최소 가입 금액이 5억원 이상으로 거액 자산가들이 입질을 시작한 셈이다.

운용사별로는 지난 18일 기준 신한BNP파리바운용이 860억원의 자금을 끌어모았으며 삼성자산운용이 510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미래에셋운용(맵스운용 포함 475억원) 한국투신운용(300억원) KB자산운용 (300억원) 한화투신운용(200억원) 동양자산운용(52억원) 하나UBS자산운용(4억원) 등의 순이다.

업계에서는 대형 연기금의 투자를 기대하고 있다. 정부 기금 한 곳과 일부 대형 연기금은 투자를 적극 고려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연기금은 한국형 헤지펀드의 운용 성과를 검증할 시간이 필요한 데다 규정 개정을 거쳐야 하는 사안이어서 이른 시일 내 투자는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